삼성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24일 에버랜드 보관창고에서 확보한 미술품 가운데 김용철 변호사가 주장한 '비자금 미술품 리스트'에 있는 작품이 있는지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했다.

윤정석 특검보는 "김 변호사가 목록을 제시했지만 같은 제목도 다른 작품일 수 있어 확인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며 "의심스러운 것들이 확실히 크리스티경매에서 산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같은 제목이라도 작가나 제작연도 등이 다른 경우가 있어 단순히 그림 제목과 작가 대조만으로 비자금으로 구입한 작품이라고 확신하기는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김 변호사가 제출한 그림 목록 중 '무제'라는 제목의 그림은 울(Wool)과 마르틴(Martin)이 그린 각 1점과 주드(Judd)가 그린 2점 등 총 4점이 있다.

윤 특검보는 또 삼성 측 미술품 대리 구매 의혹을 받고 있는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 소환과 관련해 "(소환 조사를) 언제 하겠다는 내용은 수사 사항이라 구체적으로 말하기 힘들다"며 곧 소환할 것임을 내비쳤다.

홍 대표는 현재 지방에 머물고 있으나 조만간 출석하겠다는 뜻을 전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날도 삼성 계열사 직원 2∼3명을 소환해 '차명계좌' 운용 및 비자금 조성ㆍ운용에 대해 수사를 이어갔다.

오진우/정태웅 기자 doc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