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지대에서 주거지로 급변하고 있는 서울 서남부의 핵심상권인 영등포에 '신세계 벨트'가 조성된다.

25일 신세계 관계자는 "오는 5월 여의도 GS자이(옛 한성아파트) 지하 1층 9300㎡(2800여평)를 임차해 이마트 여의도점을 개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신세계는 내년부터 위탁경영에 들어갈 경방필백화점을 중심으로 반경 5㎞ 내에 백화점과 5개의 대형마트를 집중 배치,새로운 상권으로 변신하는 영등포 일대 상권을 장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융단 출점으로 기선 제압

신세계는 수적 우세로 영등포 상권을 장악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영등포역 경방필백화점을 중심으로 경인로를 따라 운영 중이거나 개장을 앞둔 이마트는 모두 5군데.현재 운영 중인 구로점과 신도림점 등 두 곳에 이어 오는 5월에는 재건축을 통해 주상복합아파트로 변신한 여의도 GS자이 지하에 여의점을,내년 1월에는 목동트라팰리스(주상복합아파트) 내 목동점,9월에는 경방필백화점이 들어서는 복합타운 내 이마트 영등포점을 순차적으로 개장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 경방필백화점을 포함해 신세계백화점으로 바꿔 재개장하는 것과 맞물려 그동안 롯데의 독주에 밀려 고전을 거듭하던 영등포 상권의 새로운 맹주로 부상한다는 전략이다.

기존 신세계 영등포백화점과 위탁경영하게 될 경방필을 합친 면적은 4만4000㎡(1만3000평)로 3만3050㎡(1만평)의 롯데백화점 영등포점보다 넓다.

롯데가 영등포점 외관을 유리벽으로 꾸미고 명품을 늘리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형마트는 철저한 차별화 전략을 선보이기로 했다.

신세계가 심혈을 기울이는 이마트 점포는 목동점과 여의도점.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 내 유일한 대형마트인 홈에버와 맞대결을 위해 대형화로 승부수를 띄웠다.

영업 면적만 16000여㎡(5000여평)로 홈에버(1만900㎡)의 1.5배 규모다.

주차장도 840대 동시주차가 가능한 매머드 매장이다.

여의도점은 규모는 일반 매장의 절반수준인 3836㎡(1100여평)이지만 여의도 상권의 특성을 감안,기존 점포보다 고급스럽게 꾸민다는 계획이다.

경방필백화점 뒤편에 조성되는 초대형 복합단지 내에도 1만㎡(3000여평) 규모의 이마트 영등포점이 들어선다.

◆신세계의 역발상,"낙후지역을 집중공략하라"

신세계가 영등포 상권에 올인하는 건 향후 신세계의 신규 점포 전략과 맞닿아 있다.

지방 출점이 갈수록 힘겨워지는 상황에서 오히려 눈을 서울로 돌리겠다는 역발상 전략이다.

아직은 낙후된 상권이지만 서서히 주거지로 변해가는 교통요지의 상권에 집중 출점해 일대 상권을 장악한다는 것이다.

이런 신세계 전략의 첫 시험대로 영등포 상권을 선택한 것.

서울 부도심임에도 불구,그동안 공장이 밀집해 있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던 영등포 상권은 최근 몇년 새 공장이 이전하면서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하는 등 상권 자체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뉴타운 개발이 속속 발표되면서 낡은 단독주택과 빌라 밀집지역이 대규모 주거지로 개발될 전망이어서 향후 유통업체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융단 출점을 통해 상권을 선점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