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삼성타운 '新금융메카'로 ‥ 삼성맨 월급만 年1조이상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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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타운이 들어선 강남대로가 은행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에 이어 오는 6월께 삼성전자 본사가 삼성타운에 입주하면 수조 원대의 금융시장이 새로 생길 것으로 전망되면서 은행 간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은행들은 2010년 정자동과 강남역을 잇는 신분당선까지 개통되면 강남대로가 테헤란로를 능가하는 '신(新) 금융메카'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고 경쟁적으로 점포를 설립하고 있다.
◆500m 내 은행 점포만 30개
삼성타운 주변 건물의 월 임대료는 3.3㎡당 35만~40만원 선.은행 점포를 내는 데 필요한 330㎡(100평)가량을 확보하려면 매달 3500만~4000만원의 임대료를 부담해야 한다.
서울 내 다른 지역에 비해 평균 50%가량 임대료가 더 들지만 그나마 저층 임대 공간은 동이 났다는 게 주변 부동산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김종선 국민은행 채널기획부 차장은 "임대료가 비싸지만 삼성타운의 상주 인구만 2만명이 넘어 충분히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지점을 열었다"고 말했다.
은행 간 점포 선점전은 작년부터 시작됐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6월 삼성생명 사옥에 출장소를 만들었고 같은 시기 우리은행도 삼성물산 사옥 앞에 삼성타운 임시 지점을 열었다.
두 달 뒤 기업은행이 우리은행과 같은 건물에 자리잡았고 삼성물산 본사 이전이 시작된 지난주에는 국민은행이 삼성타운 대전에 가세했다.
국민은행은 또 3월 중 삼성전자 본사 인근에 기업금융지점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다른 은행들도 최대한 삼성타운 근처에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농협은 오는 3월 삼성전자 사옥과 30m가량 떨어진 빌딩에 지점을 열기로 했으며 강남대로변에만 4개 지점을 보유한 하나은행도 3월에 삼성타운 주변에 추가로 지점을 낼 계획이다.
삼성타운 주변 강남대로변에만 30개 이상의 은행 지점이 들어서게 되는 셈이다.
◆삼성맨 월급시장 잡아라
은행들은 우선 삼성 직원들의 월급통장을 노리고 있다.
은행들은 연 4조원대인 삼성그룹 임직원들의 급여 중 1조2000억원가량이 서초동 삼성타운에서 거래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창원 국민은행 삼성타운 지점장은 "삼성그룹 직원들을 신규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 지점장 전결금리 이상의 우대금리로 예금과 대출을 할 수 있도록 본점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또 삼성타운 내 고객 대부분이 직장인이라는 점을 감안,점심 시간에 전 직원들을 창구에 배치하고 퇴근 시간 이후까지 영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삼성타운 주변 상권이 확대돼 소호대출 시장이 커지는 점도 마케팅전을 달아오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삼성타운 주변에 신축 중인 20층 이상의 빌딩만 10개 가까이 되는 데다 삼성전자 본사가 들어오고 2010년께 신분당선이 개통되면 이곳의 하루 유동인구가 평균 30만명에서 50만명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찬규 신한은행 삼성타운 출장소장은 "삼성타운 인근에 5000가구의 대단지 아파트가 있는 데다 주변의 오피스텔도 계속 증가하고 있어 수년 내 강남대로변이 테헤란로를 뛰어넘어 은행들의 핵심 영업지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