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닷새째 급락하며 1700선에 간신히 턱걸이 했다. 미국발 악재에 외국인들이 1조원 넘는 매물을 쏟아내면서 지수는 속절없이 무너져내렸다.

16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41.98P(2.40%) 떨어진 1704.97P로 거래를 마쳤다.

소매판매 감소와 씨티그룹의 실적 악화로 美 주요 지수가 모두 2% 넘게 하락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1715포인트로 곤두박질치며 출발한 지수는 한때 낙폭 과대에 따른 반발 매수세 유입으로 낙폭 축소를 시도하는 듯 했으나 외국인 매도 강도가 거세지면서 다시 뒷걸음질쳤다.

이로써 지수는 올들어 11거래일만에 200포인트 가까이 밀려났고, 최근 5일 동안에만 무려 140포인트가 떨어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작정을 한 듯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조202억원 어치의 주식을 내다 팔았다.

기관가 개인은 각각 6790억원과 1471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선물 외국인들이 동반 '팔자'를 기록했지만 현선물 가격차가 벌어지면서 프로그램으로 6426억원의 매수세가 유입됐다.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삼성전자POSCO, 현대중공업 등 시가총액 20위내 대형주들이 줄줄이 밀려났다.

실적부진에 대한 우려로 SK에너지와 GS, S-Oil을 비롯해 금호석유호남석유, 한화석화 등이 일제히 급락했다. 외국계 창구로 매물이 흘러나오며 신세계가 6% 떨어졌다. 반면 한국가스공사는 2% 넘는 상승세를 기록하며 급락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대원화성이 캐나다 광산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한가에 올랐고, 일부 우선주들의 고공 행진이 지속됐다.

그러나 새만금 수혜주로 거론되며 급등했던 성원건설은 하한가로 돌변했고, 케이아이씨 역시 가격제한폭 근처까지 급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승 종목 수는 상한가 11개를 포함해 165개에 불과했다. 하락 종목 수는 647개에 달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