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에 뭔가 있다(There's something in the air).' 애플이 '맥월드 2008' 슬로건으로 내건 이 문구는 1.93cm 초슬림 노트북 '맥북 에어'(Macbook Air)를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한 '맥월드 2008'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신제품 맥북 에어를 공개하고 "초박형 디스플레이 발광다이오드(LED)를 장착해 두께가 1.93cm에 불과하고 가장 얇은 부분은 0.41cm밖에 안된다"고 소개했다.

스티브 잡스는 기존 노트북 중 가장 얇은 소니 TZ 시리즈의 두께가 최소 2.03cm,최대 3.05cm란 점을 감안하면 맥북 에어가 얼마나 얇은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애플이 내놓은 홍보 영상은 맥북 에어가 서류봉투에 쏙 들어갈 정도로 얇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애플의 맥북 에어는 중앙처리장치(CPU)로 '인텔 코어2 듀오 1.6㎓/1.8㎓'를 장착했고 인텔에 특별히 주문해 크기를 60% 이상 줄인 부품을 탑재했다.무게는 1.36㎏으로 소니 TZ 시리즈와 비슷하다.배터리 수명은 웹서핑 기준으로 5시간에 달한다.13.3인치 화면에 2기가바이트(GB) 시스템 메모리,하드디스크 80GB,내장 웹카메라,블루투스 기능 등을 갖췄다.

애플은 2주 내에 맥북 에어를 발매할 예정이다.예약판매는 이날 시작했다.가격은 기본형이 1799달러(약 170만원)다.

애플은 작년 이맘 때 '맥월드 2007'에서 혁신적인 휴대폰 '아이폰'을 공개했다.애플 마니아들은 그때에 비하면 맥북 에어를 내놓은 이번 행사는 감동이 덜하다고 말한다.초소형 '울트라포터블 노트북'을 기대했던 일부 마니아들은 다소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맥북 에어의 화면 크기 13.3인치는 매력 포인트가 아니다.이 정도 크기의 서브노트북은 시중에 얼마든지 있다.애플 역시 수년 전 12인치 '파워북'을 내놓은 바 있다.

게다가 맥북 에어는 성능에서 몇 가지 미흡한 점이 있다.고성능 저장장치로 각광받는 SSD(솔리드스테이트디스크)가 선택 사양이란 점도 그 중 하나다.64GB짜리 SSD를 추가하면 가격이 1799달러에서 3098달러로 크게 뛴다.

시스템 메모리는 2GB 이상으로 확장할 수 없고 배터리는 착탈식이 아닌 내장형이다.또 USB 2.0 단자도 1개밖에 없으며,유선 랜 단자는 아예 없다.CD나 DVD를 읽을 수 있는 광디스크드라이브(ODD)도 없다.휴대용 ODD를 사려면 99달러를 내야 한다.

스티브 잡스는 이에 대해 "요즘에는 영화나 음악을 인터넷을 통해 내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애플 마니아들은 애플이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용 아이폰을 내놓을지 모른다고 기대했다.기존 아이폰은 2세대 서비스용이다.그러나 애플은 아이폰 업그레이드 계획만 발표했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이 발매 후 200일 동안 400만대,하루 평균 2만대나 팔렸다는 점을 강조했다.그 결과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이 19.5% 점유율을 기록해 캐나다 림(RIM)의 '블랙베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이 밖에 매킨토시 사용자들이 무선으로 데이터를 백업 할 수 있는 '타임 캡슐'도 공개했다.이 드라이브는 용량이 500GB이며 가격은 299달러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