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에서 3순위 청약에까지도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했을 경우 실시되는 '4순위 청약'이 관행화되고 있다. 파주신도시에 이어 고양시 식사지구 덕이지구 등 유명 택지지구가 4순위 청약을 받고 있다.

4순위 청약은 재당첨금지 규정을 피할 수 있고 청약가점제와도 무관해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게 됐다. 작년 11월 신도시 분양사상 처음으로 대규모 미달 사태를 빚은 파주신도시에서 정식 순위 내 접수보다 더 높은 인기를 끌면서 분양시장에서 화제가 됐다.

파주신도시 이후에는 고양시 식사지구가 4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지난해 12월26일 청약에 나선 식사지구는 7203가구 모집에 순위 내 청약접수 건수가 1702건에 그쳐 5501가구가 미분양됐으나 4순위에서는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GS건설 일산자이위시티(4501가구)의 경우 3순위까지 청약자는 1250명이었지만 지난 4일까지의 4순위 청약에서는 1~3순위 청약자를 넘어선 1300여명이 지원을 했다.

지난 2~4일 실시된 순위 내 청약에서 저조한 청약경쟁률을 보였던 덕이지구도 4순위 접수를 실시했다. 동문굿모닝힐(1555가구)은 지난 10일부터 사흘 간,신동아파밀리에(3315가구)는 11일부터 선착순으로 4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신동아건설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사전접수 형식으로 예비 청약자를 따로 모으기도 했다.

4순위 청약이 이처럼 인기를 끌자 업계는 1~3순위 청약 이외에 4순위을 관행화해서 아예 별도 마케팅전략을 세우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4순위 청약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소장은 "지금의 청약제도는 장기 무주택자들을 우대하는 시스템이지만 고가 아파트에 대한 구매력은 취약하기 때문에 최근 분양되는 분양가 상한제 미적용 단지들은 순위 내 마감이 어렵다"며 "하지만 4순위 청약자들은 상대적으로 자금여력이 있는 유주택자들이 많아서 이들 물량의 청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