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 CEO들이 올해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고 값싼 중동산 제품이 쏟아지는 등 어려운 한 해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이들은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회장 허원준)가 1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신년인사회에서 어려운 현실에 대한 극복방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허원준 회장은 신년사에서 "석유화학업계가 불투명한 경영환경과 극심한 내수부진 등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전년비 20.4% 증가한 290억 달러 수출과 180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해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허 회장은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예상되는 공급물량의 대량 증가로 우리 석유화학의 경기싸이클이 하강국면에 접어들고 불황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제품의 50%를 수출해야 하는 우리 업계로서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보다 많은 지혜와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역설했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고홍식 삼성토탈 사장은 회사가 이미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고 밝혔습니다. 고 사장은 "비상경영 체제 이후 지금까지 쭉 추진해 왔던 고부가제품 개발에 더 박차를 가하고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경영 위기가 또 기회이기 때문에 2001년 (석유화학업계가 어려웠을 당시) 소위 생존전략을 구사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이미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석유화학업계의 구조 조정과 관련해 고 사장은 "구조조정은 시장이 결정할 것"이라고 잘라 말한 뒤 "유가가 100달러 이상 지속되면 시장에서 구조조정은 자율적으로 이루어 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범식 호남석유화학 사장은 대산유화 등 롯데 계열 석유화학 회사들의 합병 계획을 털어놨습니다. 정 사장은 "대산유화가 현대 쪽에서 넘어 온 회사이기 때문에 기업문화 차이를 극복하고 합병을 통한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필요하다"며 "완전히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대산유화를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쯤 합병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정 사장은 또 "국내에서는 폴리올레핀 등 하고 있는 사업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지금부터는 이를 토대로 중국의 시장과 중동의 원료를 아우르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어 글로벌 회사로 만들어 가고자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옥 금호석유화학 사장은 증설을 통해 합성고무 세계 1위 업체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기 사장은 "원자재 가격이 몇 달 사이 급격히 올랐다"며 "어려운 환경을 석유화학 기업들이 어떻게 헤쳐 나가는가 하는 것이 큰 과제가 됐다"고 전제했습니다. 기 사장은 이어 "경쟁력 있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 와중에도 증설과 해외투자 등에 나서야 한다"며 "금호석유화학은 올해부터 BR, SBR 등 합성고무 쪽에 증설을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기 사장은 "증설이 완료되는 내년 4월이 되면 금호석유화학은 고무쪽에서 세계 1위 업체로 올라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석유화학업계 인사들은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EU-Reach, 환경안전보건 규제 등에 대해 상호 적극 협력하고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사업 등을 통해 전후방산업이 모두 윈-윈 하는 한 해가 되도록 하겠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조성진기자 scch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