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이상기후로 유통 및 레저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코트,모피,찐빵 등 대표적인 겨울 상품 매출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코트,찐빵 빠지고 등산용품,맥주 늘고

롯데백화점에서 지난달 이후 지난 7일까지 모피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5% 빠졌다.

대신 계절이 바뀔 때 수요가 증가하는 니트 카디건 조끼 같은 간절기 상품은 때아닌 대목을 맞고 있다.

니트 셔츠 같은 이너웨어(inner wear) 판매가 20% 늘어난 것.현대백화점도 이달 들어 지난 7일까지 난방용품과 모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8% 급락했다.

대형 마트인 홈플러스도 최근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이후 겨울 의류와 난방용품이 4%,9%씩 감소했다고 밝혔다.

온난한 날씨로 겨울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레저용품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마트에서는 지난달 이후 등산용품과 낚시용품 판매가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18%,8% 증가했다.

여행가방이 잘 팔리는 것도 올 겨울 새로운 경향이다.

롯데백화점은 여행가방 매출이 지난달 이후 5% 늘어났다.

음ㆍ식료품 판매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7일까지 훼미리마트 매장에서 겨울철 간판 식품인 찐빵과 중화만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2%,17.3% 줄었다.

반면 맥주는 지난해보다 33.3% 늘어난 20억원으로 2000년 이후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김밥(45.2%) 탄산음료(20%) 등의 매출 증가도 눈에 띈다.

GS25에서도 지난달 이후 아이스크림(23.3%),맥주(18.9%) 등은 매출이 신장한 반면 겨울철 상품인 찐빵(12%)은 감소했다.

◆스키장 '썰렁' 골프장은 '북적'

용평스키리조트는 작년 11월 개장한 이후 지난 6일까지 내방객이 23만8554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8.3% 감소했다고 밝혔다.

휘닉스파크도 같은 기간 중 스키 리프트 이용객이 33만2000여명으로 전 시즌보다 8% 줄어들었다.

반면 골프장은 내장객이 늘어났다.

단일 골프장으로는 수도권 최대인 스카이72골프장(72홀)은 지난달 이후 지난 6일까지 내장객이 전년 동기보다 10% 정도 늘었다고 밝혔다.

수도권 골퍼들이 선호하는 레이크사이드CC(퍼블릭 36홀,회원제 18홀)는 올 겨울 들어 주말 평일 할 것 없이 빈자리가 없이 꽉 차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스키장들은 골프장 등으로 빠져나가는 손님을 붙잡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숙박과 사우나를 준회원 대우로 할인하는 행사를 비공식적으로 실시하고 있지만 스키어들의 반응은 냉담하다"고 말했다.

◆유통ㆍ레저업체 '떨이 서두르자'

유통업체들은 겨울 상품 처분을 서두르고 봄상품 입고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50%를 넘지 않는 패딩 및 코트류 할인율을 올해는 60%까지 높였고 품목 수도 늘렸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은 온풍기,히터 등 난방용품 판매가 부진해 예년보다 보름가량 앞당긴 이달 중순까지만 판매하고 이후부터는 봄 황사 시즌에 맞춰 청소기와 청소용품으로 계절 가전상품을 교체할 계획이다.

온라인 쇼핑몰 GS이숍은 새해 들어 '쇼킹세일전'을 마련하고 두터운 겨울 코트와 점퍼를 50~90% 할인 판매하고 있다.

또 니트와 카디건이 이달 들어 하루 평균 500장 정도 팔려 긴급 기획전을 실시할 계획이다.

편의점도 제품 구성에 변화를 주고 있다.

최지원 훼미리마트 과장은 "겨울답지 않은 날씨를 감안해 최근 서둘러 맥주,청량음료 같은 상품의 발주량을 늘렸다"며 "이들 제품군은 매장에서 눈에 잘 띄는 계산대 옆 진열대에 전진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일/김진수/장성호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