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고유가 및 국제 금융시장 불안 등 부정적인 대외 여건의 영향으로 가계와 기업의 심리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주요 선진국의 심리 지표도 악화되는 모습"으로 진단했다.

국내 실물 경기가 아직까지는 견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경제 주체들의 심리 상태가 불안정해짐에 따라 향후 경기가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KDI는 이날 발표한 '2008년 1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11월 중 산업생산 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8% 늘어났고 서비스업활동 지수도 7.8% 상승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재고 물량도 함께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향후 경기 확장세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KDI는 또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전경련의 BSI 등이 지난해 12월 들어 상당폭 하락하는 등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냉랭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유가 상승과 금융시장 불안의 여파로 소비자 기대지수도 떨어지는 등 각종 심리 지표가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우려했다.

실제로 11월 소비 관련 지표들이 둔화되는 등 일부에서 나쁜 영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 시장은 금리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늘어나고 금리와 주가의 변동성도 상당히 커진 것으로 KDI는 분석했다.

12월 중 수출이 중국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15.5%의 견실한 증가세를 지속했으나 원유 수입액이 급증해 무역 수지는 2003년 3월 이후 처음 적자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001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3.6%였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