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38ㆍ나이키골프)가 2008시즌 미국PGA투어 개막전인 메르세데스 벤츠 챔피언십(총상금 550만달러)에서 28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투어 우승자 31명만 출전한 대회였으므로 최하위권이나 다름없는 실망스런 성적이다.

최경주는 7일(한국시간) 하와이주 마우이섬의 카팔루아리조트 플랜테이션코스(파73)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4언더파를 쳤으나 합계 이븐파 292타에 머물렀다.

우승컵을 안은 다니엘 초프라(35ㆍ스웨덴)와는 18타차다.

초프라는 이날 9타를 줄인 세계랭킹 5위 스티브 스트리커(미국)와 공동선두가 된 뒤 연장전에 돌입,네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고 투어 두 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초프라는 우승상금 110만달러(약 10억3000만원)와 메르세데스 벤츠 스포츠카,그리고 올해 마스터스 출전권을 획득했다.

세계랭킹 3위 짐 퓨릭(38ㆍ미국)은 공동 5위,랭킹 10위 비제이 싱(45ㆍ피지)은 공동 12위를 각각 기록했다.

세계랭킹 9위 최경주가 시즌 첫 대회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낸 것은 세 가지 요인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퍼트감이 썩 좋지 않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최경주는 이 대회에서 라운드당 퍼트수가 31.5개에 달했다.

초프라(29.3개)에 비해 라운드당 두 번이나 퍼트를 많이 했다는 뜻이다.

정규타수로 그린에 볼을 올린 경우 홀당 퍼트수가 1.8개로 역시 초프라(1.694개)에 비해 많았다.

최경주는 이번 대회에서 이상하리만큼 파5홀에서 스코어를 내지 못했다.

나흘 동안 열여섯 차례의 파5홀 합계 스코어는 2언더파(버디7 파5 보기3 더블보기1)에 불과하다.

파5홀 버디 확률이 40%를 넘는 미PGA 투어프로들의 평균치에도 미달하는 '흉작'이다.

쇼트 어프로치샷과 퍼트가 잘 안됐다는 방증이다.

최경주는 또 볼 분실이나 워터 해저드 행(行) 등에 의한 페널티가 31명 가운데 가장 많았다.

나흘 동안 페널티로 잃은 타수만 5타에 달한다.

그만큼 매니지먼트가 부실했다는 증거다.

퓨릭은 페널티가 나흘 동안 하나도 없었고,초프라와 싱은 1개 있을 뿐이다.

최경주는 11일 하와이에서 시작되는 소니오픈에 양용은(36ㆍ테일러메이드)과 함께 출전할 예정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