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는 중국 내수 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찾고 있는 대표적인 국내 종합상사다.

대부분의 종합상사들이 타사 제품의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는 것과 달리 중국의 유통.서비스 시장에 직진출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중국 진출을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에 따른 성장 정체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해법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종합상사로는 처음으로 2005년 선양에 중국지주회사를 설립함으로써 중국판 SK네트웍스 건설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갔다.

중국이 유통 및 서비스시장 개방을 확대하면서 SK네트웍스의 이 같은 중국 내수시장 공략은 탄력을 받고 있다.

SK네트웍스는 국내에서의 성공을 통해 검증된 사업 모델을 중국으로 가져감으로써 경제발전 단계의 시차를 적극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와의 협력 관계를 다짐으로써 향후 중국 시장에서 부닥칠 수 있는 돌발적인 리스크에 적극 대비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포천지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에 속한다는 점과 다양한 사업 분야에 대한 역량을 갖고 있어 중국 정부와 손쉽게 협력 관계를 다질 수 있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SK네트웍스는 이처럼 '중국 정부와의 윈윈 기반 위에서 국내 성공 사업모델의 중국시장 진출'이라는 전략을 토대로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한 결과 대부분의 중국 사업이 현지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SK네트웍스는 중국의 자동차 시장이 급팽창하는 것을 겨냥해 주유소 자동차정비 등 관련 서비스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도로를 달리는 승용차만 해도 이미 2200만대가 훨씬 넘는다.

SK네트웍스는 2005년 중국에서 외국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100% 외자단독 주유소 사업권을 획득했다.

주유소 시장이 전면 개방되는 시점에 맞춰 미리 준비해 발빠르게 신청한 덕분에 중국에서 30여개 주유소를 운영할 수 있는 자격을 따 냈다.

2006년 선양에 2개 주유소 설치를 시작으로 현재 6개 주유소를 운영 중이다.

향후 랴오닝 지린 헤이룽장 등 동북3성 지역으로 주유소 설치 지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SK네트웍스의 자동차 정비사업인 스피드메이트도 2005년 9월 중국에 첫 진출한 이래 상하이를 중심으로 2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스피드메이트는 중국 대기업인 쭝처그룹과 손잡고 중·장기적으로 중국 전역에 1만개 이상의 스피드메이트 정비망을 구축해 중국 최고의 종합 자동차서비스 기업을 일구겠다는 장기 비전을 수립해 놓은 상태다.

단순한 정비업소에 머물지 않고 자동차용품 판매,자동차 할부금융,렌털,리스 등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다.

SK네트웍스는 최근 한국에서 시작한 수입차 병행수입 사업이 성과를 내고 역량을 축적하게 되면 중국에서도 병행수입 비즈니스를 펼치는 계획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SK네트웍스가 국내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통신단말기 유통 사업도 중국 진출 1년여 만인 지난해 매장 수 60개를 넘어서는 등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중국 내 통신단말기 매장을 통한 한 달간 휴대폰 판매 대수가 한국 내 매장에서의 실적에 육박하는 등 쾌속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회사의 패션 사업도 중국 내수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국내 캐주얼 브랜드인 '아이겐포스트'를 여성 명품 패션 브랜드로 탈바꿈시켜 1년여 만에 상하이와 베이징의 50여개 주요 백화점에 입점시키는 데 성공했다.

현지 여성 고객의 높은 호응을 얻는 이유는 철저히 현지화한 경영을 통해 중국 고객들의 입맛을 충족시킨 데서 찾을 수 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지 패션업계와 고객들의 수요를 파악해 그들의 눈높이에 맞춘 디자인과 마케팅을 전개했다.

특히 최근 인수한 국내 고급 여성브랜드 '오브제'도 이미 중국에 진출해 있어 두 패션 브랜드 간 시너지를 내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