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섭 해태음료 사장은 최근의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음료업계 전체가 위기에 처해 있으며,연내 제품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오 사장은 3일 열린 신년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업계 1위인 롯데칠성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회사들이 적자에 시달릴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대로 가다간 다 같이 망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오렌지 주스 원액 가격이 최근 1년 동안 두 배 넘게 오르는 등 원자재가격 폭등 등으로 올해 안에 일부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인상폭은 최소 15%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인 오렌지 재배 면적 감소로 생산량이 줄었고 국제 유가 상승에 따라 운송비는 물론 플라스틱 포장용기인 PET병 값도 오른 데다, 작년 매출이 전년 대비 0.3% 증가하는 데 그치는 등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상황이어서 가격 인상 요인을 내부적으로 떠안기에는 한계에 달했다는 것이다.

오 사장은 "올해에는 인건비와 설비 운용비 등 고정비용을 최대한 줄이는 등 경영 효율화로 상황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신세계이마트의 자체 브랜드 상품에 대해 "이마트 봉평샘물을 제조.납품하고 있는데 큰 이익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최근 이마트를 비롯한 대형마트 대표를 만나 음료업계의 어려운 사정과 가격 인상 요인을 설명했으며 다들 이해하는 분위기라 사정이 좀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