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사상 처음으로 '심리적 마지노선'인 배럴당 100달러를 찍었다.

세계 경제가 새해 벽두부터 저성장과 고인플레이션을 동시에 수반하는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의 암운에 휩싸이는 모습이다.

새해 첫 거래일인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원유(WTI)는 장중 한때 지난해 종가보다 4.02달러 오른 배럴당 100.00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배럴당 98달러대로 밀리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다 작년 종가보다 3.64달러(3.8%) 상승한 99.62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도 지난해 11월23일의 98.18달러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이 여파로 미국 증시는 급락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지난해 종가보다 1.67% 급락한 13,043.96으로 마감,13,000선을 위협받고 있다.

3일 아시아 증시도 중국을 제외하고 일제히 하락했다.

대만 가권지수가 138.85포인트(1.67%) 하락한 8184.20으로 거래를 마쳤고,홍콩 항셍지수도 673.24포인트(2.44%) 급락한 26,887.28로 장을 마감했다.

중국 증시는 하락세로 출발했으나 반등에 성공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 대비 47.05포인트(0.89%) 상승한 5319.86으로 마감됐다.

일본 증시는 신정 연휴로 휴장했다.

이날 유가 급등은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한 소요 사태와 미국 원유 재고가 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관측 등 악재가 겹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투기자금이 원유 등 실물 시장으로 옮겨간 것도 유가 상승을 부채질했다.

런던 상품거래소에서 금은 온스당 861.10달러까지 올라 28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옥수수 3월 인도분 가격도 시카고거래소에서 1996년 6월 이후 최고치인 부셸당 4.695달러까지 상승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