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을 가스로 만들어 화학제품 생산에 활용하는 '석탄 가스화'사업이 중국에서 붐을 이루고 있다.

고유가로 비용 부담을 줄여야 하는 미국과 유럽의 화학기업들이 이 사업을 위해 앞다퉈 중국에 진출하고 있다.석탄 가스화는 고체인 석탄을 고온ㆍ고압으로 처리해 석유나 천연가스 대신 쓸 수 있는 가스연료와 각종 화학제품의 원료를 만드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낮은 생산비용과 거대한 시장을 내세워 전 세계 화학기업들을 끌어들였던 중국이 이제는 고유가로 비상이 걸린 화학기업들에 석탄 가스화라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고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최근 2년간 중국에 석탄 가스화 공장 20개가 들어섰다고 전했다.

세계적 화학회사 셀라니스가 지난해 석탄 가스화 공장을 세웠고 다우케미컬도 이 사업을 위해 중국 석탄회사 선화그룹과 협력 관계를 맺었다.

광산업체 앵글로 아메리칸도 석탄 가스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석탄 가스화 공장 건설업체인 신서시스 에너지 시스템스의 티머시 베일 사장은 "석탄 가스화 사업이 글자 그대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WSJ는 중국이 막대한 규모의 석탄 매장량을 자랑하고 있을 뿐 아니라 중국 정부가 관련 규제를 최소화함으로써 화학기업들이 몰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규제 최소화에다 값싼 노동력이 더해져 공장 건설비용이 적게 드는 것도 중국 석탄 가스화 사업 붐의 원인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석탄 가스화 설비를 짓는 데 필요한 돈의 절반 정도만으로도 중국에서 같은 설비를 갖출 수 있다.

하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바로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다.

석탄 가스화를 통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석탄을 직접 연료로 쓸 때보다는 적지만 천연가스를 사용할 때보다는 많다.

WSJ는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1위 자리를 조만간 넘겨받을 상황이라며 다우케미컬 등 화학기업들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