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가 지난 2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즉석 야구시합을 할 뻔했다.

사건의 발단은 이날 인민대회당에서 양국 총리회담을 하던 후쿠다 총리가 원자바오 총리의 지난 4월 일본 방문을 떠올리며 의전성 발언을 하다가 비롯됐다.

원자바오 총리는 당시 60대 중반의 나이를 잊고 일본 리쓰메이칸대학에서 이 대학 야구부 유니폼을 입고 '우정'의 배팅과 투구를 하며 일본 대학생들과 호흡을 맞췄다.

후쿠다 총리는 "원자바오 총리께서 지난 4월 일본을 방문하셨을 때 언제 한번 야구시합을 함께 하자고 제안했는데 아직도 답변을 하지 않으셨습니다"라고 말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곧바로 "그럼 일정 잡아서 한번 합시다"라고 화답했다.

그는 "여기서 하면 어떨까요.

회담장이 아주 넓답니다"라고 말해 폭소가 터졌다.

그러나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주최 환영만찬 참석 등 후쿠다 총리의 일정이 너무 빡빡해 중·일 양국 총리들의 인민대회당 즉석 야구시합은 성사되지 못했다.

하지만 양국 총리들은 다음 날인 29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아침식사를 마친 다음 끝내 함께 야구를 했다.

빨간색 야구모자와 리쓰메이칸대 야구부 회색 유니폼 차림의 원자바오 총리는 대학 운동선수 출신인 후쿠다 총리와 공을 주고받았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