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엘든 위원장이 한국의 글로벌라이제이션(세계화)을 위해 '헬로 키티'(Hello Kitty)를 배우라고 주창해 눈길을 끈다.

헬로 키티는 일본 산리오사의 고양이 만화 캐릭터로 시계 TV 카메라 등 1만5000여종의 상품에 부착돼 세계 시장에서 팔리며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엘든 위원장은 그의 블로그(blog.eldon-online.com)에 '헬로 키티가 한국의 세계화를 지지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지난 6월 한국에서 세계경제연구원 초청으로 벌인 강연을 소개한 글이다.

이를 통해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한국인들의 배타적인 자세를 꼬집고 세계화와 외국인 투자에 대한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엘든 위원장은 '세계화의 성공요인 ABC'로 △열린 태도(A : Attitudes) △브랜드(B : Brand) △경쟁력(C : Competitiveness) 등 3가지를 꼽았다.

엘든 위원장은 열린 태도 문제와 관련,"한국은 세계화에 대해 이중적인 정서를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 개방적이라는 메시지를 열심히 보내고 있지만 한편에선 '우리와 그들(외국인과 외국 자본)을 구분하는 정서가 팽배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외환위기 이후 해외 투자자들이 경제 회복의 과실을 모두 따간 반면 한국 투자자들은 돈을 잃었다는 피해 의식이 퍼져 있다는 얘기다.

특히 엘든 위원장은 세계화에 대해 양극단으로 가는 한국과 두바이를 비교하며 한국인의 배타적인 태도를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한국은 갓 결혼한 새색시처럼 속을 드러내지 않는다.

(세계화에 대해) 적극적인지,두려워하고 있는지 모를 어정쩡한 태도다.

반면 두바이는 진취적이다.

두바이가 왜 두바이국제금융센터(DIFC) 회장으로 외국인을 앉혔겠는가."(DIFC는 외국 금융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두바이가 설치한 중동의 금융 허브로 엘든 위원장이 비상근 회장직을 맡고 있다)

그는 외국인들의 국내 시장 참여는 위협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화를 법으로 정할 순 없다"며 "(세계화는) 한국의 미래에 대한 신임투표이며 국민들의 진정한 바람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엘든 위원장은 헬로 키티를 세계화의 성공 모델로 들며 브랜드의 힘을 강조했다.

그는 "헬로 키티는 특이하면서도 친근한 인상으로 세계적으로 (내가 근무했던) HSBC 은행보다 더 큰 인지도를 누렸다"고 소개했다.

헬로 키티는 일본 캐릭터임에도 영어 이름을 붙이고 세계의 젊은 여성들이 보편적으로 좋아하는 핑크색 옷을 입히는 등 적극적으로 세계화를 꾀했다.

이 전략의 성공으로 캐릭터 사용권만으로 연간 10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며 국가와 회사에 혜택을 안겨주는 세계적인 브랜드가 됐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