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남부여의 공주 부여주다"라는 유행어를 만든 드라마 '천년지애'를 떠올리게 하는 할리우드 영화.

월트 디즈니의 '마법에 걸린 사랑'이 곧 개봉된다.

'천년지애'에서는 부여의 공주(성유리)가 서울에 등장했지만 이 영화에서는 동화 속 공주가 뉴욕 한복판에 나타난다.

동화 나라에 사는 공주 지젤(에이미 애덤스)은 멋진 왕자와의 결혼식을 앞두고 사악한 여왕의 간계에 빠져 뉴욕 시내로 떨어진다.

이곳에서 지젤은 '사랑은 해피엔딩'이라는 것을 절대 믿지 않는 이혼남 변호사 로버트(패트릭 덤시)를 만나 점점 사랑에 빠져든다.

여왕의 흉계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젤은 자신을 구해 주러 온 왕자와 동화 속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을 맞는데….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잘 접목한 이 작품은 디즈니의 저력을 한껏 보여준다.

도입부의 2D 애니메이션은 '인어 공주'를 연상시킬 만큼 사랑스럽다.

실사와 혼합된 3D 애니메이션의 다람쥐도 생동감이 넘친다.

마지막에 거대한 용으로 변한 여왕이 건물 꼭대기로 올라가는 장면은 '디 워'를 연상케 한다.

철없는(?) 공주의 행동을 중심으로 한 코미디는 이 영화의 압권.자신의 집이 '행복의 다리를 건너 있다'고 소개한다든지,로버트와 바람을 피운 것으로 오해되는 상황에서도 천연덕스럽게 대응하는 것 등 재미있는 장면이 많다.

뮤지컬 영화처럼 듣기 좋은 노래가 곳곳에서 나오는 것도 만족스럽다.

'사랑은 영원한 행복을 가져다 준다'는 식의 다소 순진한 주제를 담고 있긴 하지만 한 편의 가족 영화로 충분한 매력을 갖췄다.

1월10일 개봉.전체 관람가.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