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의 무역인' 정석현 수산중공업 회장… 원화강세 악재 뚫고 수출 28%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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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우리 수출기업들이 겪은 경영여건은 최악이었다.
속절없이 떨어진 원·달러 환율은 수출 기업들의 발목을 잡았고,한해 내내 치솟았던 원자재 가격은 채산성을 바닥까지 떨어뜨렸다.
산업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한국경제신문이 지난 7월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 시상 제도를 신설한 것은 악조건에서도 고군분투하는 수출기업들의 사기를 북돋기 위한 것이었다.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올해의 무역인’ 타이틀은 수산중공업의 정석현 회장에게 돌아갔으며,KBF의 김우춘 대표와 피씨뱅크21의 김기선 대표는 ‘12월의 무역인’으로 선정됐다.
◆정석현 수산중공업 회장
“어려울 때일 수록 ‘선택과 집중’을 잘 해야 합니다.모든 분야에서 이길 수 없다면 잘 할 수 있는데 온 힘을 집중해야지요.”
정석현 수산중공업 회장은 최악의 경영여건 속에서도 올해 수출을 전년보다 28% 늘릴 수 있었던 비결로 ‘선택과 집중’을 꼽았다.
세계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지 못한 상태에서 역량을 분산할 경우 ‘죽도 밥도 안된다’는 이유에서다.
정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은 법정관리 상태였던 수산중공업을 인수한 2004년부터 시작됐다.
130개에 달하는 유압브레이커 모델 중 선진국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60개 모델만 살리고 나머지는 폐기처분한 것.
‘제품 구조조정’에 이어 수출 지역에도 메스를 댔다.
중국 및 베트남산 저가제품과의 가격경쟁을 피하기 위해 개발도상국 시장을 과감히 버리고,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 ‘올인’했다.
해외 마케팅 전략도 바꿨다.
해외 전시회 참가 횟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대신 한번 나갈 때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해 부스를 대형화하고,판촉물도 고급스럽게 꾸몄다.
선진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정 회장이 가장 신경 쓴 분야는 바로 애프터서비스(AS).기존 선진국 업체와 비교할 때 가격 경쟁력에선 자신 있었던 만큼 다소 부족할 수 있었던 품질 문제를 ‘신속한 AS’로 해결하려 했던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만족스러운 품질에 저렴한 가격’은 수산중공업의 트레이드마크가 됐고,수산중공업은 어느새 ‘세계 5대 유압브레이커’ 반열에 올라섰다.
수산중공업의 수출은 2003년 211억원에서 올해 500억원으로 불어났고,영업이익은 36억원에서 69억원으로 늘었다.
이 기간 원·달러 환율이 1192원에서 929원까지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실적이라는 게 무역협회의 설명이다.
정 회장은 “삼성 현대자동차 LG 등이 세계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의 위상을 올려놓지 않았더라면 오늘의 수산중공업은 없었을 것”이라며 “삼성과 현대차가 지금보다 10배 더 커져서 명실상부한 ‘자이언트 기업’이 되면 우리 중소수출기업에 돌아오는 혜택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5년 내에 세계 2위권 유압브레이커 업체가 되는게 목표”라며 ”기술 및 마케팅은 물론 기업문화도 세계 톱 클래스에 걸맞게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KBF 김우춘 대표
19년동안 카메라를 ‘만지던’ 김우춘 대표가 KBF를 창업한 건 2004년이었다.
품목은 카메라가 아닌 휴대폰 발광체인 EL.연구개발에 매진한 덕분에 빠른 시일내에 제품을 개발하는데 성공,이듬해부터 모토롤라 중국공장 등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품질을 인정받자 거래처도 확대됐다.
2005년 36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지난해 121억원을 거쳐 올해 170억원으로 뛰었다.
창업 초기 3명이었던 임직원 수는 151명으로 불어났다.
그러나 김 대표의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EL보다 한발 앞선 기술인 LGF 기술 개발에 나서 양산을 눈앞에 두고 있다.
◆피씨뱅크21 김기선 대표
피씨뱅크21은 이제 ‘열돌’을 맞은 신생기업지만,모니터 업계에서는 ‘무서운 아이’로 평가받고 있다.
한달 판매물량이 3만대에 달하는데다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도 삼성 LG에 이어 3위에 랭크돼 있기 때문이다.
수출지역도 유럽 미주 중국 러시아 등 세계 각지에 퍼져있다.
지난해 수출액은 338만달러에 그쳤지만,올 들어선 10개월만에 700만달러를 수출했을 정도로 증가세가 가파르다.
김 대표의 다음 목표는 산업용 모니터 시장을 뚫는 것.향후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되는 차량용,의료용,군사용 모니터 시장에 진출해 ‘제2의 도약’을 일궈내겠다는 것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속절없이 떨어진 원·달러 환율은 수출 기업들의 발목을 잡았고,한해 내내 치솟았던 원자재 가격은 채산성을 바닥까지 떨어뜨렸다.
산업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한국경제신문이 지난 7월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 시상 제도를 신설한 것은 악조건에서도 고군분투하는 수출기업들의 사기를 북돋기 위한 것이었다.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올해의 무역인’ 타이틀은 수산중공업의 정석현 회장에게 돌아갔으며,KBF의 김우춘 대표와 피씨뱅크21의 김기선 대표는 ‘12월의 무역인’으로 선정됐다.
◆정석현 수산중공업 회장
“어려울 때일 수록 ‘선택과 집중’을 잘 해야 합니다.모든 분야에서 이길 수 없다면 잘 할 수 있는데 온 힘을 집중해야지요.”
정석현 수산중공업 회장은 최악의 경영여건 속에서도 올해 수출을 전년보다 28% 늘릴 수 있었던 비결로 ‘선택과 집중’을 꼽았다.
세계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지 못한 상태에서 역량을 분산할 경우 ‘죽도 밥도 안된다’는 이유에서다.
정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은 법정관리 상태였던 수산중공업을 인수한 2004년부터 시작됐다.
130개에 달하는 유압브레이커 모델 중 선진국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60개 모델만 살리고 나머지는 폐기처분한 것.
‘제품 구조조정’에 이어 수출 지역에도 메스를 댔다.
중국 및 베트남산 저가제품과의 가격경쟁을 피하기 위해 개발도상국 시장을 과감히 버리고,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 ‘올인’했다.
해외 마케팅 전략도 바꿨다.
해외 전시회 참가 횟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대신 한번 나갈 때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해 부스를 대형화하고,판촉물도 고급스럽게 꾸몄다.
선진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정 회장이 가장 신경 쓴 분야는 바로 애프터서비스(AS).기존 선진국 업체와 비교할 때 가격 경쟁력에선 자신 있었던 만큼 다소 부족할 수 있었던 품질 문제를 ‘신속한 AS’로 해결하려 했던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만족스러운 품질에 저렴한 가격’은 수산중공업의 트레이드마크가 됐고,수산중공업은 어느새 ‘세계 5대 유압브레이커’ 반열에 올라섰다.
수산중공업의 수출은 2003년 211억원에서 올해 500억원으로 불어났고,영업이익은 36억원에서 69억원으로 늘었다.
이 기간 원·달러 환율이 1192원에서 929원까지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실적이라는 게 무역협회의 설명이다.
정 회장은 “삼성 현대자동차 LG 등이 세계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의 위상을 올려놓지 않았더라면 오늘의 수산중공업은 없었을 것”이라며 “삼성과 현대차가 지금보다 10배 더 커져서 명실상부한 ‘자이언트 기업’이 되면 우리 중소수출기업에 돌아오는 혜택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5년 내에 세계 2위권 유압브레이커 업체가 되는게 목표”라며 ”기술 및 마케팅은 물론 기업문화도 세계 톱 클래스에 걸맞게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KBF 김우춘 대표
19년동안 카메라를 ‘만지던’ 김우춘 대표가 KBF를 창업한 건 2004년이었다.
품목은 카메라가 아닌 휴대폰 발광체인 EL.연구개발에 매진한 덕분에 빠른 시일내에 제품을 개발하는데 성공,이듬해부터 모토롤라 중국공장 등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품질을 인정받자 거래처도 확대됐다.
2005년 36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지난해 121억원을 거쳐 올해 170억원으로 뛰었다.
창업 초기 3명이었던 임직원 수는 151명으로 불어났다.
그러나 김 대표의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EL보다 한발 앞선 기술인 LGF 기술 개발에 나서 양산을 눈앞에 두고 있다.
◆피씨뱅크21 김기선 대표
피씨뱅크21은 이제 ‘열돌’을 맞은 신생기업지만,모니터 업계에서는 ‘무서운 아이’로 평가받고 있다.
한달 판매물량이 3만대에 달하는데다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도 삼성 LG에 이어 3위에 랭크돼 있기 때문이다.
수출지역도 유럽 미주 중국 러시아 등 세계 각지에 퍼져있다.
지난해 수출액은 338만달러에 그쳤지만,올 들어선 10개월만에 700만달러를 수출했을 정도로 증가세가 가파르다.
김 대표의 다음 목표는 산업용 모니터 시장을 뚫는 것.향후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되는 차량용,의료용,군사용 모니터 시장에 진출해 ‘제2의 도약’을 일궈내겠다는 것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