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BizⓝCEO 기획특별판 입니다 >

'솔개의 우화'가 있다.

보통 솔개의 수명은 40년 정도이지만 바위에 부리를 쪼아 새로운 부리가 돋게 하고,발톱과 깃털도 모두 뽑아 새롭게 함으로써 30년을 더 살게 된다는 내용이다.

생후 40년이 지나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 솔개는 그대로 죽을 날을 기다리든가 아니면 약 반 년에 걸친 매우 고통스런 변화의 과정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솔개'식 혁신경영을 강조해 눈길을 끈다.

그는 최근 'CEO레터'에서 '솔개의 우화'를 소개하며 직원들에게 혁신마인드를 갖춰줄 것을 당부했다.

이 부회장은 "솔개의 우화는 우리에게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며 "익숙한 것을 버리는 일은 고통과 아쉬움을 수반하지만 이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고 더 큰 목표를 향해 도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혁신과 창조에 대한 성공방정식을 풀어나가야 할까.

평범한 기업과 초일류 기업의 차이는 바로 혁신마인드에 있다고 지적하는 이 부회장은 GE,도요타,애플 등 글로벌 초일류기업들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솔개 혁신'의 핵심은 변화이다.

마찬가지로 기업도 변화와 도전을 즐겨야 한다.

기업의 해당 산업에는 일정한 수명이 있고 탁월한 변신능력이야말로 무한 기업의 필수조건이 되는 것이다.

필름산업의 두 거성(巨星)이었던 아그파와 후지를 보자.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이 필연적으로 필름 산업을 위축시키는 시점에서 아그파는 기존 사업을 고수했고,후지는 재빠르게 디지털 사업으로 전환했다.

결과적으로 140년 전통의 아그파는 2005년 파산을 신청했고,후지는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휴대폰 최강 기업인 노키아도 처음에는 펄프제지업체로 사업을 시작했고 미국의 대표적인 깡통 제조업체였던 아메리칸캔은 지금 프리메리카라는 금융회사로 변신해 있다.

한국의 장수기업 역시 변화해야 하는 시점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했기 때문에 롱런할 수 있었다.

1954년 직물업체로 출발해 1970년대까지 국내섬유 업계의 대표 주자였던 제일모직의 현재 직물 사업 비중은 5%에 불과하다.

새롭게 시작한 화학 및 전자재료 사업의 매출 비중이 절반이 넘는 것이다.

제일모직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성숙기에 접어든 화학 사업에서 창출한 수익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전자재료 사업을 새롭게 전개하고 있다.

항공우주 사업과 방위 사업을 주력으로 했던 삼성테크윈이 디지털 카메라 업체로,1983년 국내 최초로 브라운관 TV용 섀도마스크를 만든 LG마이크론이 브라운관 TV 부품업체에서 차세대 평판 디스플레이 부품업체로 각각 성공적으로 변신한 것도 대표적 사례다.

2008년 우리나라 산업계에서 한·미 FTA는 수많은 기업에 커다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적극적으로 변신을 꾀하고 다수의 성장 축을 만드는 기업이야말로 앞으로의 성공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2008년 새해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변신을 기대해본다.

신재섭 기자 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