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한때 940선을 돌파하는 등 사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추가로 정책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인식에 따라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보인 데다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대거 내다 팔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5원80전 급등한 939원40전에 마감됐다.

이는 지난 8월30일 940원50전으로 마감한 이후 3개월 반 만에 최고다.

상승폭도 지난달 21일 하루 만에 6원70전 오른 이후 최대 수준이다.

환율이 최근 3거래일 만에 14원40전이 올랐다.

원.엔 환율은 100엔당 4원3전 오른 829원49전에 형성됐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한때 942원10전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수출업체들의 환전수요가 몰리면서 상승폭이 줄었다.

최근 7거래일간 1조3000억원가량 주식을 순매도한 외국인이 이날도 6000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환율 급등을 이끌었다.

외환딜러들은 달러화가 940원대에 안착할 경우 950원대 초반까지 올라갈 수도 있겠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단기적으론 미국의 11월 주택지표와 이에 따른 뉴욕증시 반응이 변수라는 지적이다.

지표가 악화돼 다시 한번 FRB의 금리인하 여부가 이슈화된다면 원.달러 환율 상승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고,예상보다 개선된다면 추가 상승을 뒷받침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시장수급이나 대외변수,심리 모두 달러 매수 쪽이 강하다"며 "주택지표가 나쁘지 않게 나오면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오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미국의 신용경색 우려와 성장둔화 가능성 등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한편 환율이 오르면 물가에 더욱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국제유가 등 수입물가 상승분을 원.달러 환율하락(원화강세)이 상쇄시켜 왔지만 앞으로는 이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한은 관계자는 "원유값 상승이 환율 상승과 맞물린다면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더 가파르게 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