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지난 7월 지주회사체제 출범과 함께 '제3의 창업'을 선언하고 나섰다.

내수위주의 사업구조를 수출 주도형으로 바꿔 글로벌 메이저 기업으로 커나가자는 게 '제3의 창업'이 내세운 목표다.


최태원 SK 회장은 최근 "지주회사 출범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인 만큼 각 사별 책임경영 강화와 함께 지속적인 경영성과가 날 수 있도록 시스템경영을 강화해야 한다"며 "각 계열사 조직이나 사업체계를 수출 주도형으로 변신시키라"고 주문했다.

◆글로벌 메이저 기업으로 거듭난다

SK는 지주회사 전환과 함께 주력 계열사의 수익구조를 모두 재편했다.

글로벌 수익을 내는 구조로의 변신에 초점을 맞췄다.

SK에너지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 그룹 주요 3개 계열사의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통적인 사업영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현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5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이러한 현상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석유(정제)=SK에너지''휴대통화=SK텔레콤''무역=SK네트웍스'라는 기존 등식이 깨지면서 성장을 이끄는 동력의 교체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SK에너지는 수출이 호조를 보인 화학사업과 석유개발사업 등의 영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다.

SK텔레콤은 전체 매출의 6%대에 불과하던 무선인터넷 매출 비중이 25%까지 높아졌다.

SK네트웍스 역시 인터넷전화 자원개발 패션사업 등의 매출 비중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뿐만 아니라 SK그룹은 최근 2년 연속 전 계열사가 흑자를 냈고,지난해 제조업 부문의 수출 비중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체 매출의 50%를 넘기는 등 수출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SK그룹의 제조업 부문은 지난 3분기까지 수출 50% 이상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SK그룹은 올해 글로벌 수익창출과 신규 사업추진 역량강화를 위해 사업 조직을 개편했다.

SK에너지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올해 초 해외사업을 진두지휘하기 위해 해외법인인 'SKI(SK International)'를 신설,조직 효율화와 글로벌 사업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신수종사업을 찾아라

SK는 전세계 15개국,27개 광구에서 생산 및 탐사활동을 진행하며 명실공히 '무자원 산유국'의 비전을 현실화시키고 있다.

SK는 올해 초 17.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페루56광구에서 7000만배럴의 가스매장량을 추가로 확보,석유 및 가스매장량이 기존 4.4억배럴에서 5.1억배럴로 증가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약 250일(하루 220만배럴 사용)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이다.

SK의 일일 원유·가스생산량도 국내 자주생산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3만배럴에 달하고 있다.

특히 SK에너지는 이라크 바지안 광구,페루 Z-46 광구,베트남 15-1/05 광구 등 올 한 해에만 3개 광구에 대한 신규 탐사를 시작했으며,이러한 추세는 내년에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SK네트웍스는 중국 아연 탐사사업,우즈베키스탄 금광 탐사사업에 지분 투자방식으로 참여하는 등 해외자원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SK에너지는 수소스테이션,2차전지 등 대체 에너지 사업에도 참여하며 '포스트 석유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SK는 특히 '리튬이온 2차전지용 분리막(LiBS)'을 차세대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LiBS는 휴대폰 노트북PC 로봇 등에 동력을 전달하는 리튬이온 2차전지의 핵심부품.SK는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이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해 독자적인 기술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SK에너지는 이 기술의 본격적인 상용화를 위해 2005년 충북 청주산업단지관리공단 내에 연산 1200만㎡ 규모의 LiBS 1차 공장을 완공,대량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SK는 또 SK텔레콤과 SK커뮤니케이션즈를 중심으로 콘텐츠 사업을 새로운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2005년 국내 최대 음반사인 서울음반을 인수해 음반시장에 진출하는 등 M&A(기업 인수·합병)와 지분 투자 등을 통해 영화 게임 등 콘텐츠 분야에 뛰어들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