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활동에만 전념하던 개신교 중·대형 교회 목사들이 '실천적 섬김'을 선언하고 나섰다.

올해 평양대부흥운동 100주년과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 등을 겪으면서도 한국 교회가 참회와 반성만 할 뿐 구체적인 실천이 없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서울 영락교회,여의도순복음교회,제자교회,종교교회,은평성결교회 등 개신교 120개 교회 담임목사들은 개신교계 연합 봉사단체인 '한국교회희망연대'를 설립해 오는 10일 오후 2시 영락교회에서 창단발기인대회 및 출범식을 갖는다.

약칭 'ㅎ,ㄴ 희년'은 50년마다 노예를 해방하고 빼앗은 땅을 돌려주던 구약성서의 희년(禧年) 정신을 살리기 위한 것.사회를 향해 몸을 낮춰 섬김의 정신을 실천하는 뜻을 담고 있다.

상임대표를 맡은 이철신 목사(영락교회)는 "그동안 기독교계의 사회봉사가 주로 개별 교회 단위로 진행돼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기 어렵고 우리 사회 전체를 바라보며 규모 있게 활동하지 못했다"면서 "ㅎ,ㄴ 희년은 '연합'과 '봉사'라는 두 가지 핵심주제를 갖고 사회의 그늘진 현장에 직접 찾아가 활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ㅎ,ㄴ 희년'에는 장로교단인 예장합동·예장통합·예장고신,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는 물론 감리교,성결교,침례교,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순복음) 등 개신교계 주요 10개 교단에서 12개 교회씩 총 120개의 중·대형 교회가 참여하고 있다.

공동대표를 맡은 정삼지 목사(목동 제자교회)는 "그동안 목회활동에 전념하느라 상대적으로 사회참여활동 기회가 적었던 중·대형 교회의 중진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것이 'ㅎ,ㄴ 희년'의 특징"이라며 "참여 교회들이 인력 및 자금 동원 능력을 갖추고 있어 소외계층이나 국내외 긴급 재난지역에 대한 지원 및 구호활동에 실질적인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목회활동을 펼쳐온 김해성 목사,노숙자를 위한 봉사활동을 펴온 예수사랑선교회 김범곤 목사 등 현장 전문가들도 함께 나섰다.

이들은 첫 사업으로 오는 23일 오후 3시 외국인 이주노동자,다문화 가정,재한 중국동포 등 3000여명을 초청해 성탄예배를 갖고 방한용 점퍼와 생필품 등을 나눠주기로 했다.

이어 설에는 서울역에서 노숙자 5000여명을 대상으로 급식 등 봉사활동을 펴기로 했다.

또 2~3개월마다 대규모 봉사활동을 기획·전개하고 목회자들이 직접 참여하기 힘든 일은 현장 전문가와 연계해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정 목사는 "우리 사회에 정말 필요한 일이라면 돈이 얼마가 들든 힘을 모아 추진하겠다"며 "섬김과 봉사를 통해 교회에 덧씌워진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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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