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설의 '경영 업그레이드'] 국가 리더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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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오는 것인가,만들어가는 것인가.
야망이 있는 비즈니스맨이라면 미래는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답해야 옳은 자세다.
공부를 해야 지식인이 될 수 있고,발품을 부지런히 팔아야 인맥을 만들 수 있다.
미래는 현재의 종속 변수다.
경제위기가 발생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불안요소는 여전히 많다.
원인은 많겠지만 경제위기 당시 R&D(연구개발) 예산을 불요불급하다며 줄인 결과라고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때 투자를 안 했으니 막상 세월이 지나도 기다리던 미래가 오지 않는 것이다.
연구개발을 하지 않았으니 수요가 다시 일어날 때 팔 수 있는 새 물건이 적을 수밖에.실제 외환위기 전까지 두 자릿수 증가를 보이던 국가 총연구개발비는 1998년엔 전년보다 7%가 줄었고 1999년에도 5.2%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민간의 경우가 더 심했는데 1998년 민간부문 R&D투자는 전년비 11.2%가 축소됐고 1999년에도 6.4% 증가에 그쳤다.
2년여 동안 미래를 잊고 살았기에 기회가 와도 눈뜨고 놓칠 수밖에 없었다.
기업들이 미래에 투자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올해,이번 분기,이달의 성과가 중요하고 몇 년 뒤쯤의 일은 상관없다는 단견 때문이다.
이런 추세는 특히 단기성과 중심의 미국식 경영이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이름으로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려가면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생각해보라.어떤 전문경영인들이 당장 올해 수익을 극대화하지 않고 미래를 위한 투자에 자신있게 나설 것인가.
결국 그 피해는 그 다음 임기의 사장에게 가는 것이다.
차기 사장에겐 암울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현재는 모든 플레이어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게임의 규칙만 세우고 지켜보는 것이 옳다.
대신 나라가 나서줘야 할 분야가 바로 미래다.
특히 기업을 포함한 경제주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이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지금은 세계 정상의 선진국이 돼있는 독일의 기반을 다진 국왕 빌헬름3세의 사례를 보면 이는 더욱 명확해진다.
1806년 나폴레옹이 쳐들어왔을 때 빌헬름 국왕이 이끌던 프로이센의 검은군대는 맥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막대한 액수의 전쟁 배상금까지 물어줘야 했기에 아직 통일도 이루지 못한 독일은 유럽의 3류국으로 전락할 위기를 맞았다.
패전의 치욕을 당한 빌헬름3세는 그러나 무력으로의 복수를 포기하는 대신 미래를 만들어갔다.
전국민 교육을 의무화했고 1809년엔 베를린대학을 세웠다.
이 대학설립을 위해 궁전을 포함한 자신의 모든 재산을 내놓았다.
사람과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로 실력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그의 비전은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독일은 1871년 통일 후 그간의 투자를 바탕으로 경제발전에 박차를 가한다.
이후 40년이 채 못돼 독일은 세계적인 강국으로 우뚝 섰다.
1910년께 독일은 화학공업 생산량 세계 1위,석탄과 철강 생산량 유럽 1위를 기록했고 당시 독일의 국내총생산량은 유럽 모든 국가를 합한 것보다 많았다.
두 차례 세계 대전에서 폐허가 됐던 독일이 지금까지도 세계 3위의 경제선진국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바탕에는 미래를 새롭게 만들었던 지도자 빌헬름3세의 공이 있는 것이다.
현실에서 눈을 돌려 먼 미래를 고민하는 리더들이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간다.
그런 노력들이 쌓여 선진국이 되는 것이다.
보름이 채 남지 않은 대선 기간 동안 이런 가능성을 비치는 리더가 나타나기를 기대해본다.
권영설 한경 가치혁신연구소장 yskwon@hankyung.com
야망이 있는 비즈니스맨이라면 미래는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답해야 옳은 자세다.
공부를 해야 지식인이 될 수 있고,발품을 부지런히 팔아야 인맥을 만들 수 있다.
미래는 현재의 종속 변수다.
경제위기가 발생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불안요소는 여전히 많다.
원인은 많겠지만 경제위기 당시 R&D(연구개발) 예산을 불요불급하다며 줄인 결과라고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때 투자를 안 했으니 막상 세월이 지나도 기다리던 미래가 오지 않는 것이다.
연구개발을 하지 않았으니 수요가 다시 일어날 때 팔 수 있는 새 물건이 적을 수밖에.실제 외환위기 전까지 두 자릿수 증가를 보이던 국가 총연구개발비는 1998년엔 전년보다 7%가 줄었고 1999년에도 5.2%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민간의 경우가 더 심했는데 1998년 민간부문 R&D투자는 전년비 11.2%가 축소됐고 1999년에도 6.4% 증가에 그쳤다.
2년여 동안 미래를 잊고 살았기에 기회가 와도 눈뜨고 놓칠 수밖에 없었다.
기업들이 미래에 투자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올해,이번 분기,이달의 성과가 중요하고 몇 년 뒤쯤의 일은 상관없다는 단견 때문이다.
이런 추세는 특히 단기성과 중심의 미국식 경영이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이름으로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려가면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생각해보라.어떤 전문경영인들이 당장 올해 수익을 극대화하지 않고 미래를 위한 투자에 자신있게 나설 것인가.
결국 그 피해는 그 다음 임기의 사장에게 가는 것이다.
차기 사장에겐 암울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현재는 모든 플레이어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게임의 규칙만 세우고 지켜보는 것이 옳다.
대신 나라가 나서줘야 할 분야가 바로 미래다.
특히 기업을 포함한 경제주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이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지금은 세계 정상의 선진국이 돼있는 독일의 기반을 다진 국왕 빌헬름3세의 사례를 보면 이는 더욱 명확해진다.
1806년 나폴레옹이 쳐들어왔을 때 빌헬름 국왕이 이끌던 프로이센의 검은군대는 맥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막대한 액수의 전쟁 배상금까지 물어줘야 했기에 아직 통일도 이루지 못한 독일은 유럽의 3류국으로 전락할 위기를 맞았다.
패전의 치욕을 당한 빌헬름3세는 그러나 무력으로의 복수를 포기하는 대신 미래를 만들어갔다.
전국민 교육을 의무화했고 1809년엔 베를린대학을 세웠다.
이 대학설립을 위해 궁전을 포함한 자신의 모든 재산을 내놓았다.
사람과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로 실력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그의 비전은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독일은 1871년 통일 후 그간의 투자를 바탕으로 경제발전에 박차를 가한다.
이후 40년이 채 못돼 독일은 세계적인 강국으로 우뚝 섰다.
1910년께 독일은 화학공업 생산량 세계 1위,석탄과 철강 생산량 유럽 1위를 기록했고 당시 독일의 국내총생산량은 유럽 모든 국가를 합한 것보다 많았다.
두 차례 세계 대전에서 폐허가 됐던 독일이 지금까지도 세계 3위의 경제선진국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바탕에는 미래를 새롭게 만들었던 지도자 빌헬름3세의 공이 있는 것이다.
현실에서 눈을 돌려 먼 미래를 고민하는 리더들이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간다.
그런 노력들이 쌓여 선진국이 되는 것이다.
보름이 채 남지 않은 대선 기간 동안 이런 가능성을 비치는 리더가 나타나기를 기대해본다.
권영설 한경 가치혁신연구소장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