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중견기업이 베트남 하노이에 1200만㎡ 규모의 첨단기업도시를 건설한다.

도원건설(회장 윤해균)은 베트남 수도인 하노이에서 남쪽으로 50㎞ 떨어진 하남(Hanam)시에 첨단산업단지 및 대학 연구소 연수시설 주거단지 상업지역 등이 입주하는 대규모 기업도시를 조성한다.

도원은 최근 베트남 정부로부터 하남시 투자개발권을 승인받아 첨단산업단지를 먼저 조성하기로 하고,올해 안에 설계를 마친 뒤 내년 1월20일부터 인프라 구축을 위한 토목공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번 기업도시 건설에는 도원건설이 시행을 맡고 도원건설의 관계자인 인지건축이 기획 및 단지설계를,도원엔지니어링이 공장설계를 각각 맡아 진행한다.

도원은 오는 13일까지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우선 분양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또 내년 2월21일엔 서울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기업도시 입주 업체를 유치하기 위한 단지분양 설명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베트남 하남산업단지 입주를 희망하는 한국 기업들은 도원건설 개발사업본부(본부장 조한주 02-526-7815)로 문의하면 된다.

하남 기업도시는 전체 면적의 60%를 한국 기업에 분양하고,나머지 40%는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 기업에 분양할 방침이다.

특히 일본 기업들은 이미 전체 면적의 30%에 해당하는 400만㎡에 대해 투자하기로 계약을 한 상태다.

총 사업비 1억3000만달러가 투입되는 하남 기업도시는 첨단산업단지 600만㎡ 이외에 주거 및 상업용지 300만㎡,교육시설용지 200만㎡,녹지·공원시설용지 100만㎡ 등으로 조성한다.

도원은 우선 공단을 조성하고 난 뒤 주거 및 상업용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어 전문기술인력 양성을 위한 기술연수원과 대학도 유치한다.

마지막으로 방송국 등 매스미디어 기관이 들어서는 미디어타운을 건설한다.

윤해균 도원 회장은 "이번에 건설하는 첨단산업단지에는 주로 전기 전자 정보기술(IT) 정밀기계 제약 식품 생명공학 신물질 건자재 등 주로 첨단기술 업종 기업을 입주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하남 기업도시는 기술 정보 통신 미디어 대학 등으로 구성된 베트남을 대표하는 첨단 IT도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업도시는 베트남 남북을 잇는 1번 고속도로와 남북철도가 통과해 화물운송 및 교통이 편리한 데다 인근에 홍강이 지나가기 때문에 수로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하노이와 하남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2009년 완공되면 물류여건이 더욱 좋아진다.

특히 베트남 정부의 남북 균형발전 계획의 하나로 하이퐁 하노이 하남을 연결하는 일대를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테크노밸리로 조성할 계획이어서 앞으로 하남기업도시가 테크노밸리의 중심지역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하남시는 95만명의 인구를 가진 도시로 노동인구가 풍부하며 하노이산업대 하남대 등 11개 대학이 몰려있어 고급인력 확보에도 용이하다.

하남시는 기계 조선 화력발전 건축자재 섬유봉제 신발 등의 업종이 주축을 이룬다.

특히 하남지역에는 70억㎥ 규모의 대리석이 매장돼 있어 건자재산업이 발전돼 있다.

베트남 정부는 하남 기업도시에 입주하는 신설 제조법인에 대해 3년간 세금면제 혜택을 제공하고 이후 7년간 세금 50%를 감면해주기로 했다.

기계 설비 원료 중간재 등도 수입관세 면제혜택이 주어진다.

무엇보다 베트남에서 생산할 수 없는 생산품과 부품 등에 대해서는 수입물품 관련문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입주 이후 5년간 수입관세를 면제받는다.

하남 기업도시의 분양가는 산업단지가 ㎡당 25달러,주거지는 200달러,상업지역은 300달러다.


앞으로 하남·하노이 간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땅값이 오를 전망이어서 사업초기에 입주기업은 부동산 상승에 따른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도원은 지난 10월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딘 반 쿠옹 베트남 하남성 서기장 등 베트남 측 공무원 26명이 참석한 가운데 하남첨단산업단지 입주기업 유치 설명회를 가진 바 있다.

응웬 홍꾸언 베트남 건설부 장관은 "베트남 정부는 하남기업도시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50년간 토지를 대여하고 투자개시 이후 7년간은 토지이용세를 면제해주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이 지역을 베트남에서 가장 앞선 테크노밸리가 되도록 함께 협력하자"고 도원 측에 요청했다.

윤 회장은 이와 관련, "하남 기업도시는 첨단기술과 친환경 생활공간을 겸비한 동남아 최고의 첨단산업기지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베트남 정부는 향후 산업단지 근로자를 위한 아파트 및 사회복지시설용 부지에 대해서도 이용세를 면제해 줄 방침이다.

또 상업 목적이 아닌 공공사업과 사회기반시설에도 토지 이용세가 면제된다.

용수와 전기는 공장 입구까지 공급되며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풍부하다고 하남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국내 기업이 베트남에 기업도시를 건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치구 한국경제 중소기업연구소장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