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미국 이동통신 사업자 스프린트넥스텔의 지분을 인수하려던 계획이 무산 위기에 몰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SK텔레콤이 사모펀드 프로비던스 에쿼티 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50억달러 투자를 제의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SK텔레콤 컨소시엄이 지난 11월 중순께 스프린트넥스텔 이사회에 문서(letter)로 지분 인수를 제의했으며 전환사채(CB) 인수 방식으로 50억달러를 투자하고 팀 도나휴 전 회장을 최고경영자(CEO)로 복귀시키자는 내용을 담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30일 "스프린트넥스텔에 지분투자를 포함해 기술,네트워크 등 다양한 협력방안에 대해 입장을 타진했다"면서 "스프린트넥스텔로부터 거절 통보를 받은 적은 없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이 스프린트넥스텔 투자 추진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스프린트넥스텔 이사회는 도나휴 전 회장의 복귀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알려졌다.

이 회사는 지난달 게리 포시 회장 사임 후 새 CEO를 물색해왔다.

도나휴 전 회장은 넥스텔 CEO였던 2004년 회사를 스프린트에 매각한 뒤 통합법인 회장에 올랐으나 작년 말 물러났다.

통신업계는 스프린트넥스텔 이사회가 이번에 제의를 거절했지만 SK텔레콤이 계속 지분 투자를 타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달하면서 SK텔레콤이 미국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왔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스프린트넥스텔을 인수하기 위해) 사모펀드가 재무적 투자자(FI)로 대규모 자금을 대고 SK텔레콤은 전략적 투자자(SI)로 컨소시엄에 참여해 회사 경영을 맡으라는 제안을 여러 차례 받았다"며 지분 인수를 계속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스프린트넥스텔은 AT&T와 버라이즌에 이어 미국 3위의 이동통신 사업자로 5310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제휴를 맺고 모바일 와이맥스(와이브로) 도입을 추진 중이다.

SK텔레콤은 스프린트넥스텔의 망을 빌려 미국에서 '힐리오'란 브랜드로 이동통신 사업을 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아 지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