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 정책을 총괄하는 북한의 김양건 통일전선부 부장(사진)이 29일부터 3일간 서울을 방문한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28일 긴급 브리핑을 열어 "김양건 부장 등 북측 대표 5명이 남북 정상선언 이행을 중간 평가하고 향후 추진 방향 논의 등의 목적으로 개성을 경유한 육로를 통해 3일간 방남한다"고 밝혔다.

김 통전부장은 지난달 초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정상회담을 갖는 동안 북측 인사로는 유일하게 배석할 만큼 김정일 위원장의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는 인물이다.

이번 방문은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이 아니라 통일부 장관 및 국가정보원장의 초청으로 이뤄진 것이다.

그는 이재정 장관,김만복 국정원장과 회담을 갖는다.

이 장관은 "김 통전부장 일행은 남측 고위 당국자 및 경협 관련 인사들을 두루 접촉하고 정상선언 이행 문제를 협의하게 될 것"이라며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남포ㆍ안변 조선협력단지 건설,통신ㆍ통행ㆍ통관 3통(通) 문제 해결 등 경협사업 추진에 필요한 현장을 직접 방문해 경협에 대한 상호 공감대도 형성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통전부장 일행은 대북 사업에 적극적인 대우조선의 옥포조선소를 방문하게 된다.

대우조선은 남포와 안변에 조선용 블록(철 구조물) 공장을 건설하되 3통 등이 충족되면 장기적으로 조선소를 건설하는 복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통전부장 일행은 노 대통령도 예방할 것으로 보인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예방은 대통령 일정을 고려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 통전부장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방문을 사전 조율하기 위해 내려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는다.

지난 정상회담 때 노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을 초청하자 김 위원장은 자신의 답방은 여건이 좀 더 성숙해진 뒤로 미루고 대신 김 상임위원장의 방문을 먼저 추진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