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의 대한생명 껴안기가 눈물겹다.

28일 공시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주주배정증자를 통해 유상증자한다고 밝혔고, 한화는 증자에 참여해 기존 지분율인 100%를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한화는 한화건설의 주식 800만주를 주당 3만7500원으로 총 3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는 한화 자기자본 대비 24.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에 따라 한화건설 지분 100%인 2800만주를 보유하게 됐다.

이에 대해 한화는 "한화건설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분을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를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끌어안기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화건설은 지난 9월 일본의 오릭스가 보유하고 있던 대한생명의 지분 17%를 인수키로 했다.

오릭스의 자회사인 OIFS 파트너스 NV로부터 대한생명보험의 주식 1억2070만주(17%)를 주당 5430원에 현금 매입키로 하면서 인수대금으로 6554억원 가량을 지불하게 된 것.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주식인수에는 한화건설 등 6개 계열사가 참여하기로 돼 있었지만, 5개사는 포기하고 비교적 자금사정이 넉넉한 것으로 알려진 한화건설이 모두 떠맡은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한화가 한화건설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3000억원을 유상증자 방식으로 수혈해 줘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한화건설의 현금여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대한생명 지분 인수를 위해서는 차입금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대외적인 활동이나 수주에 있어서 차입금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 관계자도 "이번 증자가 예전 오릭스 지분인수건과 관계없지는 않다"며 "한화건설이 최근 사업을 확대하다보니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화그룹은 계열 5개사 보유 대한생명 지분이 51%를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49%의 지분은 예금보험공사가 갖고 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