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ㆍ스포츠용품도 '거품'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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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4만원 리바이스, 국내선 15만원
日 105만원 골프채는 200만원에 팔려
국내에서 프리미엄급 진(jean)으로 통하는 '리바이스501'의 미국 백화점 평균 판매가격은 48달러(약 4만5000원)다.
국내 공식 수입사(딜러)인 리바이스코리아가 들여오는 가격은 그 절반인 23.5달러(약 2만3000원)다.
그러나 이 회사는 국내 백화점 매장에서 15만8000원에 리바이스 진을 팔고 있다.
일본산 골프채인 '미즈노 아이언(JPX E500)' 풀세트는 일본 현지에서 10만엔(약 105만원)에 팔리고 있지만 국내 백화점에선 200만원 선에 판매되고 있다.
21만9000원짜리 '나이키 에어맥스 360Ⅱ'의 미국 판매 가격은 139달러(약 12만9000원)에 불과하다.
'명품'으로 불리는 브랜드뿐만 아니라 수입 캐주얼과 스포츠 브랜드 제품들도 '가격 거품'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수입 딜러들이 '비싼 게 좋은 것'이란 왜곡된 소비 문화에 편승,턱없는 마진을 챙기고 있는 탓이다.
◆리바이스 성공 신화의 '비밀'
리바이스코리아의 매출은 아시아 13개국 가운데 일본 다음으로 2위다.
1993년 한국에 진출,2000년까지만 해도 11위에 불과했던 곳이 리바이스 본사의 '효자'로 급부상한 것.비결은 간단하다.
'고가 정책'이다.
한 백화점 상품기획자(MD)는 "2003년 한국 시장만을 위한 디자인팀이 구성된 것을 전후로 가격 포지셔닝(positioning)을 프리미엄급으로 전환하면서 매출이 본격 상승세를 탔다"고 말했다.
리바이스코리아는 본사로부터 23.5달러에 '리바이스501'를 들여온 뒤 운송비(0.5달러)와 관세(3.1달러),부가세(2.7달러),부대비용(0.5달러)을 합쳐 한국 세관을 통과하기까지 총 31.3달러(약 3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백화점에 지불하는 매출 수수료(20%선)를 감안하더라도 막대한 차익을 챙기는 셈이다.
병행수입업체가 들여온 제품과 비교하면 가격차가 확연하다.
'리바이스 501'은 똑같은 제품임에도 불구, 6만3000원가량이다. '미즈노 아이언 풀세트' 역시 병행 수입으로 들어오면 120만원대에 불과하다.
가격 거품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병행수입 시장을 키우는 것이 대안이라고 지적한다.
최근 SK네트웍스가 "수입 자동차의 거품이 너무 심하다"며 병행수입을 통한 가격 거품 제거를 선언한 것은 이런 점에서 눈길을 끈다.
◆병행수입 활성화가 관건
의류 및 잡화 병행수입 업체인 SAM의 강봉수 사장은 "의류건 자동차건 정식 수입사와 병행수입 업체가 들여오는 제품은 똑같은 본사 정품"이라며 "단지 정식 수입사는 본사로부터 최저 가격으로 공급받는 딜러고,병행수입 업체들은 현지 딜러에게 출고 가격을 더 쳐주고 제품을 공급받는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의 제트 크래프트(Z-Craft) 같은 회사처럼 병행수입 업체들이 규모화되고 활발하게 활동할수록 정식 수입사가 터무니없는 판매 가격을 내놓는 일은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제트 크래프트는 1972년 설립된 일본의 병행수입업체로 연 매출이 수천억원에 이른다.
반면 국내의 경우 연 매출 10억원 안팎의 '보따리상'이 대부분이다.
1995년 11월 재정경제부는 '수입 공산물의 가격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병행수입 허용 기준을 마련,시장을 열어놨다.
하지만 현실은 지나치게 병행수입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게 업계의 항변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日 105만원 골프채는 200만원에 팔려
국내에서 프리미엄급 진(jean)으로 통하는 '리바이스501'의 미국 백화점 평균 판매가격은 48달러(약 4만5000원)다.
국내 공식 수입사(딜러)인 리바이스코리아가 들여오는 가격은 그 절반인 23.5달러(약 2만3000원)다.
그러나 이 회사는 국내 백화점 매장에서 15만8000원에 리바이스 진을 팔고 있다.
일본산 골프채인 '미즈노 아이언(JPX E500)' 풀세트는 일본 현지에서 10만엔(약 105만원)에 팔리고 있지만 국내 백화점에선 200만원 선에 판매되고 있다.
21만9000원짜리 '나이키 에어맥스 360Ⅱ'의 미국 판매 가격은 139달러(약 12만9000원)에 불과하다.
'명품'으로 불리는 브랜드뿐만 아니라 수입 캐주얼과 스포츠 브랜드 제품들도 '가격 거품'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수입 딜러들이 '비싼 게 좋은 것'이란 왜곡된 소비 문화에 편승,턱없는 마진을 챙기고 있는 탓이다.
◆리바이스 성공 신화의 '비밀'
리바이스코리아의 매출은 아시아 13개국 가운데 일본 다음으로 2위다.
1993년 한국에 진출,2000년까지만 해도 11위에 불과했던 곳이 리바이스 본사의 '효자'로 급부상한 것.비결은 간단하다.
'고가 정책'이다.
한 백화점 상품기획자(MD)는 "2003년 한국 시장만을 위한 디자인팀이 구성된 것을 전후로 가격 포지셔닝(positioning)을 프리미엄급으로 전환하면서 매출이 본격 상승세를 탔다"고 말했다.
리바이스코리아는 본사로부터 23.5달러에 '리바이스501'를 들여온 뒤 운송비(0.5달러)와 관세(3.1달러),부가세(2.7달러),부대비용(0.5달러)을 합쳐 한국 세관을 통과하기까지 총 31.3달러(약 3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백화점에 지불하는 매출 수수료(20%선)를 감안하더라도 막대한 차익을 챙기는 셈이다.
병행수입업체가 들여온 제품과 비교하면 가격차가 확연하다.
'리바이스 501'은 똑같은 제품임에도 불구, 6만3000원가량이다. '미즈노 아이언 풀세트' 역시 병행 수입으로 들어오면 120만원대에 불과하다.
가격 거품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병행수입 시장을 키우는 것이 대안이라고 지적한다.
최근 SK네트웍스가 "수입 자동차의 거품이 너무 심하다"며 병행수입을 통한 가격 거품 제거를 선언한 것은 이런 점에서 눈길을 끈다.
◆병행수입 활성화가 관건
의류 및 잡화 병행수입 업체인 SAM의 강봉수 사장은 "의류건 자동차건 정식 수입사와 병행수입 업체가 들여오는 제품은 똑같은 본사 정품"이라며 "단지 정식 수입사는 본사로부터 최저 가격으로 공급받는 딜러고,병행수입 업체들은 현지 딜러에게 출고 가격을 더 쳐주고 제품을 공급받는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의 제트 크래프트(Z-Craft) 같은 회사처럼 병행수입 업체들이 규모화되고 활발하게 활동할수록 정식 수입사가 터무니없는 판매 가격을 내놓는 일은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제트 크래프트는 1972년 설립된 일본의 병행수입업체로 연 매출이 수천억원에 이른다.
반면 국내의 경우 연 매출 10억원 안팎의 '보따리상'이 대부분이다.
1995년 11월 재정경제부는 '수입 공산물의 가격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병행수입 허용 기준을 마련,시장을 열어놨다.
하지만 현실은 지나치게 병행수입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게 업계의 항변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