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종목들이 시장수익률을 하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시장 진출을 앞두거나 진출과 관련된 제약주들의 주가는 뜀박질하고 있다.

28일 녹십자는 미국 제약기업과 의약품 독점판매권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북미 시장에 진출한다고 발표했으며, 코스닥 업체인 바이넥스는 미국 시장에 본격진출하기 위해 세포치료제 회사인 Maxcyte사와 연구지원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오후 1시 45분 현재 녹십자는 전날대비 2900원(3.33%) 오른 8만9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북미시장 발표 직직후 4% 이상의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현재 조금 잦아든 모습이다.

바이넥스는 전날 거래량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5% 이상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시간 전날대비 540원(5.80%) 상승한 9850원을 기록중이다.

녹십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제약기업 '아브락시스 바이오사이언스'(ABL)에 개발 중인 바이오 의약품 5개 품목의 북미지역 독점판매권과 개발권을 넘겨주고, ABL로부터 유망 유방암 치료제인 '아브락산'의 국내 판매권을 확보하는 내용의 교차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녹십자는 바이오 의약품의 북미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으며 국내 항암제 시장 진출을 위한 첫 제품을 확보하게 됐다. 기술수출 예정인 바이오의약품은 혈액응고 8인자를 비롯해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인터페론알파', 백혈구 증강제 등 총 5개 품목이다.

바이넥스는 미국 세포치료제 회사인 Maxcyte사와 연구지원협약을 통해 미국 FDA 규정에 맞게 암면역세포치료제의 임상 1,2상 시험을 국내에서 실행한 후 미국에서 임상허가를 받을 예정이다.

이는 바이넥스가 임상시험중인 'DC-Vac' 세포치료제 제조방법 가운데 전기천공법(electroporation)이라는 cell loading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고, Maxcyte사는 이 기술의 FDA 허가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있기 때문.

앞서 바이넥스는 헤파호프가 미국 FDA에 인공간 임상승인을 위한 자료를 제출했다는 소식의 영향으로 지분 보유의 수혜를 얻어 지난 23일 급등한 바 있다.

조윤정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제약사들이 예전에는 원료수출에 그쳤지만, 기술력 향상으로 완제품 수출이 최근 늘어나고 있다"면서 "제약업계가 좋은 싸이클로 가고 있다는 청신호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오는 2009년 FTA가 발효되면 제약사의 미국시장 진출이 원활해지고, 고가약품의 판매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제약사들의 미국진출에 따른 주가급등은 LG생명과학이 대표적이다.

LG생명과학은 지난 8일 독자 개발한 간질환 치료제 기술을 미국의 바이오 제약기업인 길리어드(Gilead)에 수출키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상한가를 기록했다.

길리어드에 차세대 간질환 치료제 'LB84451'을 기술 수출하는 계약에 따라 LG생명과학은 초기 기술수출료 2000만달러를 포함해 총 계약금 2억달러의 수익을 챙길 수 있게 됐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