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증권은 27일 "내년 주식시장은 기대만큼 좋지 않을 것"이라며 2008년 코스피 밴드로 1500~2300P를 제시했다.

이종우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2008년 주식시장 전망' 간담회를 통해 "내년도 주식시장은 대부분이 예측하고 기대하는 것만큼 나이스하게 진행하기는 어렵다"며 "2008년 코스피 고점은 올해 고점보다 최대 100~150P가 높아지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센터장은 지난 2000년에 이어 2번째로 내년에도 약세장이 전개될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내년도 주가 고점은 1분기~2분기 중반 정도에 찍을 것으로 전망하고 이후 주가 하락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코스피가 4년반동안 400% 이상 상승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고점 대비 30%의 주가 하락도 가능하다고 이 센터장은 말했다.

내년도 주식시장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는 요인으로는 △슈퍼 싸이클의 종말(자산 가격 상승의 마무리 단계) △펀더멘털의 약화 △세계 경제 성장세 주춤 △유동성 증가율 둔화 등을 꼽았다.

이 센터장은 "지난 8년동안 모든 자산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밸류에이션은 높아진 상태지만 내년 경제 모멘텀 자체가 약화되는 만큼 주식시장이 어느 정도 후퇴하는 국면이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올해와 비교해 크게 둔화되지는 않겠지만 세계 경제를 이끌만한 성장세도 나타내지 못하고, 유로 경제와 이머징 마켓 경제성장률도 올해보다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선진국의 소비 둔화를 중국이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 센터장은 "가능한 시나리오이긴 하지만 중국의 내수 증가에 맞먹는 투자 증가가 지속되고 있어 내년 선진국 경기 둔화로 중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떨어질 경우 중국은 디플레이션 압력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럴 경우 주식시장은 공급 압력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전망한 이 센터장은 실제 2001~2005년 이같은 영향이 중국 시장에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8년에는 기존 중국 관련주에서 IT, 자동차, 금융 등으로 선도주가 교체되기는 하겠지만, 올해 중국 관련주처럼 가격을 만들어가는 주도주라기보다 시장대비 초과 수익을 내는 방어적 주도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