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단독주택 밀집지역들의 재건축이 속속 추진되고 있어 주목된다.

단독주택 재건축 요건을 완화한 2003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지난 9월 서초구 방배동 178 서리풀공원 구역(496가구)이 착공에 들어간데 이어 양천구 영등포구 성북구 등의 단독주택 재건축 조합들이 관리처분총회를 통해 사업 계획을 확정,내년부터 잇따라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재건축 추진 단지들은 이달 말까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면 분양가상한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일부 재건축 조합들은 총회를 서둘러 개최하는 등 사업 속도를 높이는 분위기다.


◆내년 상반기 3곳 착공 예정

25일 서울시와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서 단독주택 재건축 가능지역으로 선정된 240곳 가운데 지자체의 재건축 정비구역 지정절차를 거쳐 사업을 추진 중인 단지는 모두 27곳으로,이 가운데 7곳이 관리처분인가의 바로 전 단계인 총회를 이미 마쳤거나 이달 개최할 예정이다.

현재 공사 중인 방배동 서리풀공원 구역 다음으로 사업 속도가 빠른 곳은 양천구 신월4동 431 일대다.

이곳 재건축조합은 이달 들어 이미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고 내년 4월께 착공할 수 있게 됐다.

시공사인 롯데건설은 총 317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성북구 삼선동3가 삼선1구역과 영등포구 대림동 대림1구역도 내년 상반기 중 착공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들 재건축조합은 이달 들어 총회를 열었으며 오는 30일까지 지자체에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낼 계획이다.

삼선1구역에는 430가구(SK건설)가,대림1구역(남광토건)에는 251가구가 각각 지어진다.

서초구 방배동 2-6구역도 지난달 총회를 연 데 이어 이달 중 관리처분인가 신청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이주 대상 가구수가 400여 가구로 많아 착공은 내년 9월께 이뤄질 전망이다.

시공사인 롯데건설은 이곳에 모두 735가구를 지을 계획이다.

이 밖에 현대건설이 시공사를 맡은 동작구 동작동 정금마을과 강서구 공항동 긴등마을도 이미 총회를 열었거나,이달 중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내년 하반기엔 착공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단독주택 재건축 가능 지역은 651만㎡로 전체 재건축 가능 지역(1130만㎡)의 57.6%에 달한다.

◆서울시 노후주택 기준 강화 '변수'

단독주택 재건축은 도정법 시행 이전에는 상습 침수지 등 재해위험지역에 한해 시행됐으나 2003년 도정법이 시행된 이후 지자체가 재건축 가능지역으로 지정하면 조합을 결성해 추진할 수 있게 요건이 완화됐다.

단독주택이 200가구 이상이거나 용지면적이 1만㎡ 이상인 지역 가운데 20년 이상 노후 불량주택이 50% 이상 또는 15년 이상인 다가구ㆍ다세대 주택이 30% 이상인 곳은 재건축 가능지역으로 지정된다.

또 단독주택은 아파트와는 달리 재건축을 위한 안전진단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단독주택 재건축사업은 아파트 공사의 80%가 진행된 후에 일반분양할 수 있어 조합원들과 시공사의 초기 공사비 부담이 크다.

여기에 서울시는 현행 '도정법 조례'를 개정해 노후ㆍ불량주택으로 간주하는 단독주택의 연한을 현재 20년에서 30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향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노후ㆍ불량주택 연한 연장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과 시기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며 "주택 연한을 늘릴 경우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