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세종 16년(1434년) 장영실 등이 제작한 자격루(自擊漏)가 573년 만에 복원됐다.

문화재청 산하 국립고궁박물관은 21일 오전 건국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복원한 자격루를 공개했다.

자격루는 물의 흐름을 이용해 만든 물시계인 누각(漏刻)과 자동으로 시각을 알려주는 자격(自擊)장치를 갖춘 표준시계.세종대왕이 국책사업으로 추진한 천문의기(天文儀器) 및 시계 창제사업인 간의대(簡儀臺) 사업의 중요 산물로 경복궁 보루각에 설치됐다.

이 자격루가 임진왜란 때 소실되자 중종 31년(1536년) 이를 개량한 새 자격루를 창경궁 보루각에 설치했고,이것이 현재 국보 제229호로 덕수궁에 보존되고 있다.

이번에 복원된 자격루는 가로 6m,세로 2m,높이 6m 규모로 물을 일정하게 흘려보내는 항아리인 파수호(播水壺),흘러온 물을 받는 항아리인 수수호(受水壺),12시(十二時)마다 종을 울리는 장치인 시기(時機),1경(一更ㆍ오후 7시)부터 5경(五更ㆍ오전 3시)까지 북과 징을 울리도록 하는 경점시보기구 등으로 구성돼 있다.

파수호에서 수수호로 흘러든 물의 수위에 따라 지렛대가 쇠구슬을 떨어뜨려 종과 징,북을 울리거나 나무인형이 팻말을 들어 시각을 알려주는 장치다.

복원된 자격루는 국립고궁박물관이 전면 개관하는 28일 이후 관람할 수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