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의 값싼 인력을 쓰지 말고 최고 대학을 나온 인재를 뽑아라."

오정현 에스에스씨피 대표(36)가 2002년 대표이사에 갓 취임한 후 상하이에 총괄본부를 조직하는 등 중국 진출에 여념이 없을 때 창업주인 아버지 오주언 회장(69)으로부터 들은 조언이다.

오 대표는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경영철학을 묻자 주저 없이 '인재 중시 경영'을 꼽았다.

대표 취임 직후 임원진과 정한 '회사 운영에서 반드시 지키고 명심해야 할 9대 경영 원칙' 중 하나도 '최고의 인재를 영입하는 것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오 대표가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귀국해 연구원으로 입사한 후 오 회장이 처음 지시한 임무는 '사람 구하기'였다.

기술연구소에서 함께 일할 우수한 연구인력들을 확보하라는 것.오 대표는 "중소기업이라 그런지 입사를 희망하는 인재가 없었다"며 "1년 넘게 대학과 연구소를 찾아다니며 어렵사리 6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첫 경영 수업에서 배운 것은 '인재에 대한 욕심과 연구인력의 소중함'이었다.

외환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회사가 위기에 처한 1998년에 오 대표는 아버지를 대신해 남다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부ㆍ차장급과 임원을 내보내는 대신 기술연구소는 오히려 확대했다.

당시 일자리를 잃은 우수한 기술인력들을 데려온 것.이번엔 아버지의 반대에 부닥치기도 했으나 끝까지 밀어붙였다.

이들과 밤을 새가며 연구에 매진해 나온 성과가 플라스틱용 일반 페인트보다 기능과 색감이 뛰어난 특수 코팅재료를 개발한 것이었다.

오 대표의 대표 취임 이후 현재까지의 성적을 매기자면 '에이 플러스'에 가깝다.

외형은 3배 이상 성장했고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높아지면서 영업이익률도 2004년 11.47%에서 지난해 17.19%로 껑충 뛰었다.

2005년 10월 코스닥에 상장한 이 회사 주가도 3만4450원(20일 종가 기준)으로 공모가(7700원)보다 3.5배가량 올랐다.

특히 시장 독점적인 회사를 좋아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성향을 반영하듯 지난해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에 오르기도 했다.

오 대표는 이처럼 승승장구하고 있는 비결을 묻는 질문에 "사람을 잘 뽑았기 때문"이라고 간단히 답한다.

그는 "임원진과 30여명으로 구성된 기획팀은 외국 명문 대학이나 국내 최고 대학을 나오거나 글로벌 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최고의 인재들"이라며 "기획팀만 놓고 보면 삼성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했다.

오 대표는 "아버지에게 듣는 유일한 칭찬도 '유능한 인재들을 많이 영입해 그들의 능력을 잘 발휘하게 했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