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자흐스탄의 카라타스 광산(구리/몰리브덴) 사업에 나선 엔디코프의 윤웅진 사장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당초 엔디코프를 인수한 것은 카자흐 광산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윤 사장은 지난 5월 투자회사인 클레리언파트너스가 엔디코프를 인수한 후 파견한 전문경영인.

엔디코프를 인수한 클레리언은 지난 97년 동양그룹에서 출자해 홍콩에서 설립한 투자회사로, 지금은 본사를 홍콩에서 한국으로 옮겼으며 동양그룹 지분 없이 클레리언 대표 등 개인 파트너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클레리언은 현재 대한전선그룹 계열사인 트라이브랜즈의 2대주주이기도 하다.

엔디코프는 대주주 변경 후 지난 6일 카자흐스탄의 카라타스 광산을 운영하는 ‘캡골드’사의 지분을 54.3%를 5100만달러(약 469억원)에 인수했다고 공시하며 본격적인 사업에 나섰음을 알렸다.

윤 사장은 “광산 개발 사업은 탐사-개발-생산의 과정을 거치는데, 카라타스 광산은 탐사단계를 지나 개발 단계로 접어들었다”며 “자원개발사업에 나선 기업 중 탐사 수준에 그친 곳은 많지만 통상 20년인 개발권을 확보한 회사는 엔디코프뿐”이라고 말했다.

회사측은 세계적인 광산 평가기관인 SRK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카라타스광산의 가치가 보수적으로 잡아서 향후 17년간 20억달러(약 1조8000억원) 규모의 순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됐다고 밝혔다.

구리는 전선 등의 소재로, 몰리브덴은 철강의 강도를 높이는데 쓰이는 희귀광물로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윤 사장은 “카자흐 광산개발 사업의 전망을 보고 적당한 기업을 찾다가 엔디코프를 인수하게 됐다”며 “향후 카라타스 광산에서 생산이 시작되어 기업가치가 극대화될 때쯤 광산사업을 실제로 진행하는 캡골드의 런던증시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광산사업 관련 투자금을 엔디코프의 실적 개선보다는 캡골드 상장으로 회수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그는 “클레리언 등 대주주 측이 엔디코프 지분을 절반 가까이 보유하고 있는 만큼, 단기간에 엔디코프를 매각하고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향후 운영을 더 잘 할 수 있는 파트너가 나타난다면 엔디코프의 지분을 일부 매각해 파트너를 받아들일 수 있다”며 엔디코프를 자원개발 전문업체로 키우기보다는 투자전문회사인 대주주 입장에서 적당한 시기가 왔을 때 회사를 매각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