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BBK투자자문 전 대표의 변호를 맡아오던 박수종 변호사(37)가 20일 전격 사임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변호사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인 사정상 오늘까지만 제가 맡는다"며 김씨 변호인 사임을 공식 발표했다.

박 변호사는 "원래 제가 하고 싶었던 것은 순수 형사사건 부분이었다.

늘 하는 진짜 금융조세 사건인 줄 알고 법적인 조언을 한다는 생각으로 한 건데 도저히 (사건을) 맡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사임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두어 달 전 김씨 가족과 사건수임을 얘기했을 때 (언론 등의 관심이) 이 정도까지인 줄 몰랐다"고 언급,적잖은 부담감을 느꼈음을 시사했다.

박 변호사는 김씨의 귀국시기와 관련,"귀국 시기도 (대통령)선거에 근접할 것이라고 생각 못했고 김씨가 좀더 일찍 올 줄 알았으며 가족과도 (일찍 오기로) 그렇게 얘기했었다"고 말했다.

이면계약서를 검토하고 검찰에 제출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말하기 곤란하다.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다.

(김씨 누나가 보낸) 서류상자는 열어보지도 못하고 있고 보내기 전에 들은 말로 미뤄 미국에서 있었던 소송 서류가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김씨가 지난 16일 송환될 때 쇼핑백에 담아온 서류와 관련, 박 변호사는 "정말 모른다.

나중에 검찰이 발표할 것 같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김씨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대해 박 변호사는 "본인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는 게 맞을 것 같다"면서 "그러나 그 외 어떤 주장을 하고 있는지는 내가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즉답을 피했다.

김씨가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한 이유와 관련해서는 "김씨가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하루이틀 조사 받아서 혐의가 벗겨져 석방될 것이라고 판사가 판단하지 않을 거라고 김씨가 생각한 것 같다.

(구속영장 발부됐을 때)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박 변호사는 새 변호인에 대해 "선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서류 박스는 새로 선임될 사람에게 넘겨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사 진행상황과 관련, 그는 "수사 상황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기로 검찰과 자연스럽게 의견 일치를 봤다.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가 외부로 나가 (수사에) 불필요한 영향을 주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검찰이 수사를 잘 진행하고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수사팀을 신뢰하고 있으며,검찰이 결론도 잘 낼 것으로 본다"고 평했다.

김씨의 진술 태도에 대해 그는 "(김씨가) 편안한 가운데 진술하고 있으며,수사받는 분위기도 좋다"고 말했다.

김씨의 진술태도에 대해 그는 "편안한 가운데 진술할 수 있도록 수사 분위기가 좋다"고 말했다.

급작스러운 변호인 사임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개인적인 부담감과 금융사건이 아닌 정치사건 변질에 대한 우려,김씨와 에리카 김의 튀는 행동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박 변호사는 사시36회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와 금융조세1부 등을 거쳤으며 지난 3월 변호사 개업을 했다.

지난 16일 김씨를 만난 뒤 사건을 수임했다.

결국 박 변호사는 사건 수임 4일 만에 중도하차한 셈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