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세계 경제가 다소 주춤하더라도 중국 인도를 중심으로 한 신흥경제국의 견조한 성장세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스트가 15일 발간한 '2008 세계 대전망'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5%를 차지하는 51개국을 기준으로 할 때 내년도 세계 경제성장률이 올해의 5.1%에서 0.5%포인트 낮아진 4.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인한 미국 경제의 침체와 고유가 등이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전 세계적인 금융 시장의 불안에도 불구하고 신흥경제국은 내년에도 평균 7% 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이른바 '브릭스(BRICs)' 국가들의 성장세가 주목된다.

내년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10.1%,인도와 러시아는 각각 7.9%와 6.3%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중국의 텔레비전(TCL) 가전제품(하이얼) 통신장비(화웨이) 석유(중국해양석유) 등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치루이 지리 등과 같은 자동차 업체의 성장세도 주목된다.

이에 비해 미국(1.2%) 영국(2.2%) 프랑스(2.2%) 독일(2.5%) 일본(1.9%) 등 주요 선진국들의 성장률은 2%대 안팎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도 세계 최고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는 21.1%의 성장이 예상되는 석유 수출국 앙골라.이어 아제르바이잔(17.4%) 적도기니(11.1%) 등 중앙아시아나 아프리카 등지의 산유국 경제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 내년에 5.3%의 경제성장률,2.4%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GDP는 1조2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진단했다.

전 세계 금융 시장에선 시중 은행들이 대출 기준을 강화함에 따라 많은 나라에서 돈을 끌어쓰는 게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또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은 현금이 부족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되면서 회사채 부도율이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기업어음(CP) 시장은 내년에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점쳤다.

그나마 중앙은행들은 경기가 급격히 둔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시장에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면서도 물가 상승은 억제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의 달러 약세는 미국 수출업자들에겐 도움이 되겠지만 다른 나라의 수출업자들에게는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고공행진 중인 유가는 내년에 다소 떨어져 브렌트유 기준으로 배럴당 69달러 주변을 맴돌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예상했다.

올해 16%가량 급상승한 원자재 가격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음에 따라 내년엔 약 1% 상승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세계무역기구(WTO) 도하 협상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역은 내년에 7.1% 성장할 전망이며 중국은 수출품 안전 문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