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그룹 숙원 '쇳물 독립' 첫삽 떴다
동부제강이 그룹의 명운을 걸고 추진 중인 전기로 제철소(미니밀)의 첫삽을 뜨며 '쇳물 독립'에 시동을 걸었다.

동부제강은 16일 충남 당진 아산만 공장에서 김준기 회장을 비롯한 그룹 임직원과 이완구 충남도지사, 황경로 전 포스코 회장, 윤석만 포스코 사장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기로 제철소 기공식을 가졌다.

김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이번 제철 사업은 원료 자립을 향한 동부제강의 오랜 숙원을 실현하는 출발점"이라며 "세계 최고의 설비와 기술력을 갖춘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하는데 만전을 기울이자"고 당부했다.

김 회장은 "8대 공업단지 중 하나였던 삼척에서 태어나 일본인이 지은 제철소와 비료회사를 보고 자랐다"며 "사업가가 되면 이 같은 기간산업을 해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그 꿈을 이뤘다"고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그는 "1990년대 최초로 전기로 판재기술을 상용화시킨 미국 뉴커사를 방문한 뒤 전기로 제철소를 지어야 겠다는 생각을 본격적으로 가졌다"며 "전국의 부지를 물색하다가 당진을 점찍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니밀은 전기로에서 나온 쇳물로 열연강판을 생산하는 일관공정을 갖춘 제철소로,국내에선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미니밀을 가동하고 있다.

동부제강은 2009년 7월까지 총 6200억원을 투자해 충남 아산만 공장 내 50만평 부지에 160 t 전기로 2기와 정련설비 1기, 박슬래브 연주기, 열간압연설비 등을 건설, 연간 250만t의 열연강판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에 필요한 6200억원의 투자비 중 5000억원은 산업은행 등 외부자금으로, 나머지 1200억원은 자기자금으로 조달한다.

한광희 동부제강 사장은 "2009년 연산 250만t 규모의 1단계 시설이 준공되면 2010년 중반까지 100만t을 증산해 총 350만t의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라며 "향후 추가로 소요되는 금액은 1000억원 정도이며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통해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사장은 "280만t의 원료 수요 중 철스크랩(고철)을 50~60% 쓰고 나머지는 대체재인 선철, HBI(직접환원철)로 충당할 예정"이라며 "HBI와 달리 선철은 조달이 어려워 호주의 광산업체와 아이언 러갯(철덩어리) 제조업체를 공동설립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동부제강은 이번 사업을 위해 지난 7월 주요설비 도입 계약을 마무리했다.

전기로, 정련설비 및 연주설비는 이탈리아의 다니엘리사가,열연 압연설비는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이 공급하게 된다.

또 한 사장(전 포항강판 사장)을 비롯한 관련 임원을 현대제철, 포스코 등에서 영입해 인력확보 작업을 마쳤다.

동부제강은 2009년 생산되는 250만t의 열연강판 중 180만t은 자체 냉연공장의 소재로 사용하고 나머지 70만t은 외부에 판매한다.

이 회사는 그동안 포스코와 JFE스틸 등 국내외 고로사들로부터 연간 270만t의 열연강판을 구매해 소재로 사용해 왔으나 최근 수급상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당진=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
동부, 그룹 숙원 '쇳물 독립' 첫삽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