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한두 개 들지 않고서 재테크 대화에 끼어들 수 없는 세상이다.

2005년 말 26조원 수준이던 주식형 펀드 잔액은 지난해 말 46조원으로 불어났고 올 들어선 더욱 가속도가 붙어 지난 13일 기준으로 101조원을 돌파했다.

펀드 계좌 수만 1423만개에 이른다.

국내 가구수(1641만가구)에 육박하는 규모다.

한 집당 거의 펀드 통장 하나씩은 있는 셈이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디는 새내기 직장인들도 반드시 주식투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저금리 시대에서 주식투자는 필수라는 얘기다.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예전보다 크게 낮아져 과거보다 위험도 많이 줄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자신이 주식을 사고파는 직접투자는 만만치가 않다.

증시가 점점 자산운용사 등 기관 중심의 장세로 흘러가고 있어서 정보가 부족한 개인이 수익률 경쟁에서 이기기가 쉽지 않다.

다만 직접투자를 하겠다고 마음 먹었다면 주식 관련 서적으로 이론적인 무장을 하고 경제신문을 꾸준히 읽으면서 시장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업종별 대표 우량주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장기 투자라고 해서 한 종목을 무조건 오래 들고 있는 것은 그리 좋은 전략이 아니다.

업종에 따라 업황 사이클이 있고 기업의 수익성도 변화할 수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포트폴리오 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직접투자가 부담스럽다면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가 좋은 대안이다.

당장 목돈이 없는 사회 초년병들에겐 적립식 펀드가 최선의 선택이다.

매월 몇십만원씩 적금 붓듯이 투자하면 된다.

물론 주식형 펀드는 증시가 하락하면 손실을 입는 상품이지만 장기간 투자할 경우 시장금리 이상의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적립식 펀드의 가장 큰 장점은 주식을 사들이는 시점이 분산된다는 점이다.

증시가 하락하면 그만큼 더 싼 가격에 주식을 사뒀다가 나중에 증시가 상승세로 접어들면 그만큼 더 수익률이 높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적립식 펀드는 가입 시점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최소 2~3년 이상 가입 기간을 염두에 두고 꾸준히 적립하다가 적절한 시점에 환매를 고려하면 된다.

펀드 가입을 결정했다면 좋은 펀드를 고르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기본은 분산 투자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대표는 "국내 상품에 70% 이상 투자하고 해외 펀드에 20~30% 정도 분산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투자성향에 따라 대형 성장주에 주로 투자하는 성장주 펀드나 중소형 저평가주를 공략하는 가치주 펀드 등을 고르면 된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허진영 펀드애널리스트는 "과거 수익률만 보고 가입하는 것은 백미러를 보면서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펀드 운용사가 뚜렷한 투자원칙을 가지고 일관되게 운용하는지,해당 펀드의 운용 스타일이 자신의 투자성향과 부합하는지 등을 점검해보고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