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의사의 지휘ㆍ감독이 없는 상태에서 약사면허가 없는 간호조무사의 조제행위가 이뤄졌다면 약사법 위반에 해당된다는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간호조무사로 하여금 약을 조제토록 한 혐의(약사법위반) 등으로 기소된 의사 문모씨에게 유죄를 인정해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문씨는 2002년 5월 자신이 운영하는 정형외과 의원에서 약사면허가 없는 간호조무사에게 입원환자의 치료약을 조제토록 하는 등 12명의 치료 의약품을 제조하도록 지시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47만원 상당의 요양급여비용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구 약사법(2007.4.11 개정전)은 원칙적으로 약사 및 한약사가 아니면 의약품을 조제할 수 없다고 규정하면서도 입원환자 등에 대해서는 의사 자신이 직접 의약품을 조제할 수 있는 예외를 두고 있다.

재판부는 "`의사 자신의 직접 조제행위'로 평가하려면 의사가 실제 간호사 등의 조제행위에 대해 구체적인 지휘ㆍ감독을 했거나 적어도 당해 의료 기관의 규모와 입원환자의 수 등에 비춰 그것이 실질직으로 가능했던 것으로 인정되고, 환자에 대한 복약지도도 제대로 이뤄진 경우라야만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이 입원환자를 진료한 뒤 처방을 하면 간호조무사들이 피고인의 특별한 지시ㆍ감독없이 진료기록지 내용에 따라 의약품의 종류별로 제조한 것은 피고인이 조제행위를 지휘ㆍ감독했다거나 간호조무사들이 피고인의 조제행위에 대한 기계적인 보조였다고 볼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taejong7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