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시대는 끝났고 경기는 내리막길이라 1999년 이후 지속돼온 전 세계 자산시장의 황금기는 막을 내리고 있습니다."

지난 3년간 대세상승을 외치며 낙관론의 선두에 섰던 이종우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분기 들어 신중론자로 변신했다.

그는 "대공황 이후 최저 수준인 연 1%까지 낮아졌던 글로벌 저금리 덕에 유동성이 팽창하면서 8년 동안 채권 상품 부동산 주식 값이 순차적으로 오르는 '슈퍼사이클'을 경험했지만 이제 종착역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이 센터장은 "증시에서 '중국 특수'라는 한마디로 모든 게 용인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데,2000년을 전후해 '정보기술(IT)기업'이라면 두말이 필요없던 시절과 흡사하다"고 꼬집었다.

'당시 IT는 기대감이었지만,중국의 고성장은 눈앞의 현실 아니냐'고 묻자 "중국이 지금처럼 10% 이상 성장하던 2001~2005년 상하이종합지수는 2300에서 1000까지 추락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는 "주가가 너무 급하게 많이 올랐다"는 점을 최대 악재로 꼽았다.

주가수익비율(PER)이 14~15배에 달하고,올 들어 50%가량 급등해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주도주인 두산중공업 PER가 올 실적 기준 70~80배,현대중공업도 25배를 오르내리는 건 누가 봐도 가격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유가 급등,유동성 축소 등 세계경제 환경 악화도 조정장 근거로 꼽았다.

유가는 당분간 하락하기 힘들고,유동성 감소도 시차를 두고 위력을 발휘할 것이란 분석이다.

신흥 증시의 디커플링 가능성에도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선진국 경기 둔화가 소비 감소로 나타나면 신흥경제권은 공급 과잉에 시달리며 디플레이션에 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1990년 이후 세계경제는 확장 일변도의 보기 드문 호황을 지속했지만 상황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기업 이익이 증가하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주가가 어느 정도 버티겠지만,하반기 이후 본격 조정이 나타나며 코스피지수 1500선이 위협받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