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대선 때 지지율이 바닥을 보이던 노무현 후보가 당선될 것을 예언하여 세상을 놀라게 만들었던 차길진 법사가 대선을 40일 앞두고 '서쪽 찬 눈 속의 매화'에 대해 언급해 주목된다.

차 법사는 12일부터 한경닷컴에 고정 칼럼을 연재하는 것을 기념한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에서는 후보들 가운데 비교적 양심적인 사람이 될 것"이라며 "남을 배려해주는 사람이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서쪽의 찬 눈 속에서 매화가 피어나는 형국'이라고 설파했던 부분을 예로들어 서쪽 西(서)와, 찬 눈의 속성인 얼음 氷(빙)자 지명이 들어간 곳에 사는 후보가 유력하냐는 질문에 대해 "그분이 정말 된다고 이미 정해져 있으면 되는 거다"고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차 법사는 이어 "그 후보에게 불리한 여론도 많고 약점이 많은데 변수로 작용될 가능성은 없는냐"는 질문에 대해 즉답을 회피하고 "배신자 가운데 가장 큰 배신자는 석가모니 부처님이지만 그가 큰 뜻을 이뤘기 때문에 누구도 배신자라고 하지 않는다"는 말로 대신했다. 대욕(大慾)은 무욕(無慾)이라는 것이다.

그는 "큰 뜻을 이루기 위해 배신하는 것은 배신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읊은 게송의 마지막 부분을 풀어보면 '누구든지 겸손하지 못하면 큰 것을 얻지 못한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겸손하지 못하면 천하를 얻을 수 없다는 뜻이다.

차 법사는 또 차기 대통령으로서 지녀야 할 덕목에 대해서도 "자율적인 통제로 기업경제를 이끌어야 나라가 부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족의식도 중요하지만 세계적으로 국가 경제를 추진해나갈 수 있는 추진력이 있어야 한다"면서 "우물안 개구리도 마음은 태평양처럼 넓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차 법사가 지은 '효자동 1번지'의 끝부분에 소개한 게송은 이번 대선을 예언한 것으로 지난해부터 각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 다양한 해석이 내려져왔다.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 손학규 전 지사 진영이 모두 자신에게 유리한 해석을 내리며 민심을 얻으려고 힘써왔다.

그는 '무궁화 피는 동산에 학이 나네. 홀연히 사라지니 어디로 갔는가. 적운(積雲)이 떠난 자리, 오색무지게 찬연하네. 홀연히 상서로운 빛이 무궁화 동산에 비추고. 밝은 달에 학이 날아올라 부를 날을 맞이하네.'로 풀이된 게송의 우리말 뜻은 무의미하다고 말한다.

이 게송의 한자를 부수별로 한 자 한 자 분해하는 파자(破字)의 절차를 거쳐 다시 조합하다 보면 예언하는 말의 본뜻을 알 수 있게 되어있다고 설명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이 게송을 파자한 결과 두 번 눈물을 흘렸던 사람이 급부상하게 되어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서쪽의 찬 곳을 의미하는 서빙고(西氷庫)에 거주하고 있는 후보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이 총재의 출신지 또한 황해도 서흥(서쪽에서 일어남)으로 알려져 있다.

차 법사는 그러나 "내가 서 있는 곳에 따라 동서남북은 달라진다"며 "일본은 분명히 동쪽이지만 일본에서 보면 이쪽은 서쪽이고, 호주에서 보면 이쪽은 북쪽”이라며 과도한 의미를 두고 해석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newsinfo@hankyung.com

[ 차길진 법사 인터뷰 동영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