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미국 금융시장의 불안이 글로벌 시장에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유가 급등, 달러 약세 등 악재가 여전히 글로벌 증시를 위협하고 있다.

이들 악재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불안감이 커지면 악재의 영향력도 확대되기 마련. 전날 국내 증시의 급락도 이러한 불안심리가 반영되면서 다소 예민하게 반응했다.

외부적 악재에 비해 증시의 양대축인 국내 경기와 기업실적, 시장내 수급은 탄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3분기 국내 총생산 성장률은 5.2%로 이미 예상치를 넘어섰고 기업들의 실적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강세에도 불구하고 경상수지가 흑자를 나타내고 있으며 시중 유동성은 풍부한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국내 펀더멘탈과 수급은 건재하지만 일종의 심리게임인 주식시장에서는 악재가 좀 더 우위에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보수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전용수 부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9일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을 비교해 보면 실질적으로는 호재가, 심리적으로는 악재가 좀 더 우위에 있어 단기적으로 악재가, 좀더 길게는 호재가 그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 센터장은 "외부적 변수가 좀더 힘을 얻고 있는 지금은 상승보다는 조정의 확률이 높아 위험을 감수하며 굳이 시장에 참여할 필요는 없다"며 "단기적으로 조금 숨고르기를 거친 후 느긋하게 매수에 동참해도 수익률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문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하락이 과하다면 재차 반등을 예상할 수 있겠지만 이런 반등이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추가 매수하거나 이번 하락을 매수 기회로 삼기에는 부담스럽다"고 판단했다.

강 연구원은 "9일 저녁 10월 미국 수입물가나 다음주 생산자 및 소비자 물가지표의 발표가 예정돼 있는데 이들 지표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물가 불안 우려를 부추길 가능성이 있고 확대 해석될 여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 증시 부진 하에서는 과열 논란에 휩싸인 아시아 증시도 추가 상승의 실마리를 풀기 힘들기 때문에 아직은 공격적인 전략보다는 보수적 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