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7일 오후 한나라당을 공식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대선후보 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오후 2시 남대문로 단암빌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저는 오늘 그동안 몸 담았던 한나라당을 떠나 이번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전 총재는 "우리는 이번에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좌파정권을 바꿔야 한다"면서 "정치에서 물러나겠다고 국민께 드렸던 약속을 지키지 못한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용서를 빈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이 대로 간다면 우리에게는 더 이상 미래가 없다. 지난 반세기 우리 국민의 피와 땀과 눈물로 이룩한 대한민국의 신화는 사라질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좌파 정권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관련, "한나라당 후보가 정권교체를 향한 국민의 열망에 부응해 주기를 간절히 바랬다"면서 "그러나 한나라당의 경선 과정과 그 후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이런 기대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정권교체만 되면 된다, 대통령이 누가 되어도 나라는 저절로 바로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환상이고 위태로운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핵실험으로 실패로 판명난 햇볕정책을 고수하겠다는 후보의 대북관도 애매모호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렇게 모호한 태도로는 북핵재앙을 막을 수도,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 정착도 기대할 수 없다"면서 "이것이 바로 제가 출마를 결심하게 된 근본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 헌법개정을 포함한 과감한 정치개혁 ▽ 권력구조 개편 ▽대북정책 및 외교정책의 근본적 재정립 ▽ 국가기강 수립 ▽ 따뜻한 시장경제 등을 약속했다.

그는 "만약 제가 선택한 길이 올바르지 않다는 국민적 판단이 분명해지면 저는 언제라도 국민의 뜻을 받들어 살신성인의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해 막판 이명박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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