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가 현실을 자각했다.'

미국 포드차가 지난 주말 전미자동차노조(UAW)와 퇴직 근로자의 의료비를 회사가 더 이상 부담하지 않기로 하는 등의 노사협상안에 잠정 합의,미국 자동차 3사의 노사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데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 이같이 보도했다.

디트로이트에 본산을 두고 있는 미 자동차 업계가 대립과 갈등의 문화를 청산하고 현실에 적응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포드차의 노사협상 타결에 앞서 지난주 크라이슬러는 대대적인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연초 발표한 감원 계획과 합하면 전체 임직원의 3분의 1인 2만4000명을 2010년까지 해고하게 된다.

FT는 이 소식이 디트로이트 자동차 업계를 관통하는 의식의 전환이 시작되고 있음을 알리는 뉴스였다고 평가했다.

FT는 미국 자동차 업계가 시장점유율에 맞게 생산능력 규모를 조절하지 못해 20년 가까이 원가 부담에 짓눌려왔다는 점을 주목했다.

공장 문을 닫을 경우에도 기본적으로 드는 고정비용과 유휴 인력에 대한 비용이 고민거리였다.

차량 구매시 인센티브를 주며 리스 차량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렌터카 회사에 저마진으로 밀어내는 식으로 판매를 늘려왔지만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감원은 물론 새로운 고용계약을 통해 '직업 은행(Jobs Bank)'이라 불리는 유휴 인력 지원 제도를 축소하는 등 정공법을 택한 것은 새로운 의식의 전환이 있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