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과 환호의 120분.'

한국경제신문사와 한국경제TV가 주최한 '2007 한경 기업사랑음악회-서곡과 아리아의 향연'이 4일 오후 2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청명한 가을 날씨 속에 펼쳐진 이날 공연은 2500여명의 청중을 감동의 무대로 안내했다.

특히 수시로 박수가 쏟아지고 환호가 터져나오는 등 관객들의 호응이 커 다소 지루하고 엄숙한 일반 클래식 공연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 같은 열띤 호응에 따라 출연진은 물론 지휘자,연주자도 한마음으로 열정적인 무대를 선사했다.

정치용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가 이끄는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가 '후궁으로부터의 도주' 서곡을 연주하면서 음악회는 시작됐다.

이 곡은 모차르트가 원숙미를 처음 드러낸 작품으로 가벼운 터키풍 리듬이 동양적인 분위기를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정 교수는 아련한 연가풍의 선율을 능숙하게 표현해내며 초반부터 객석 분위기를 달궜다.

한국경제TV 김희진 아나운서의 소개로 무대에 나선 테너 김남두씨는 오페라 '라 지오콘다'의 아리아 '하늘과 바다'를 불렀다.

소프라노에 버금갈 정도로 부드러운 음색과 테너다운 힘있는 목소리로 아리아의 애절함을 잘 표현했다.

소프라노 김영미씨는 오페라 '나비부인'의 '어느 개인 날'을 부르면서 등장했다.

화려한 음색 뿐 아니라 연인을 기다리는 그리움을 원숙하게 표현,관객들을 감동에 젖게했다.

두 사람이 함께 베르디의 오페라 '오텔로' 중 '밤의 정적속으로 소란은 사라지고'를 열정적으로 부르자 분위기는 뜨거워졌다.

객석에선 한동안 '브라보'와 '앙코르'가 이어졌고 두 성악가도 여러 차례에 걸쳐 무대 인사를 했다.

관객들의 열렬한 호응에 두 성악가는 앙코르곡 '타임 투 세이 굿바이'를 선사했다.

15분간의 휴식 뒤 2부는 바그너의 오페라 '발퀴레'에 나오는 '발퀴레의 기행(騎行)'으로 막이 올랐다.

영화 '지옥의 묵시록'의 배경음악으로도 유명한 이 곡은 비장하면서도 장중한 분위기로 관객들을 압도했다.

하지만 '이 시대 최고의 소리꾼'으로 불리는 장사익씨가 등장하면서 무거워진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가 '꽃''찔레꽃''님은 먼 곳에' 등 히트곡들을 특유의 내지르는 듯한 목소리로 열창하는 동안 객석은 다시 달아올랐다.

흥에 겨워 그의 노래를 따라부르는 소리도 간혹 들렸다.

특히 그가 앙코르곡으로 '봄비'를 부르기 시작하자 관객 전체가 박수를 치며 후렴구를 따라 불러 객석 곳곳에 있던 외국인들이 놀란 표정을 짓기도 했다.

장사익씨의 노래에 이어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가 오페라 '유쾌한 도둑'의 서곡을 연주하며 마무리 순서에 들어가자 관객들은 아쉬움을 달래려는 듯 힘찬 박수로 화답했다.

회사원 이진광씨(36)는 "그동안 '클래식 공연은 지루하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오늘 연주회를 보고나서는 그런 고정 관념이 깨졌다"며 "이번 공연에서 받은 감동은 한동안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