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 개발자인 게일인터내셔널과 신한은행이 추진하던 2조5000억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4차 파이낸싱)이 실패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송도신도시 개발 자체가 자금난으로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게일이 4차 파이낸싱을 추진하면서 투자 조건을 바꿔 '먹튀' 의혹이 제기되자 국내 금융기관이 외면,주관사인 신한은행 말고는 참여금액을 1조원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게다가 3차 파이낸싱까지 독점 시공사로서 모든 금액에 대해 책임준공보증과 담보를 제공했던 포스코건설도 책임준공보증과 시행사 지분의 담보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게일에 이어 송도국제도시사업 시행자인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의 2대 주주(29.9%)다.

포스코건설은 이 같은 사실을 다음 주 파이낸싱 참가자들에게 공지하기로 했다.

이는 게일이 4차 파이낸싱을 추진하면서 3차 파이낸싱에 없었던 각종 조건을 추가했기 때문이다.

게일은 우선 3차 때 제공했던 담보 가운데 사업성이 높은 주거지역과 골프장 등 36%에 해당하는 지역을 담보에서 빼 '제외사업'(Excluded Project)으로 설정했다.

이 분야는 이번 파이낸싱과는 상관없이 따로 떼어내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또 금리를 3차 파이낸싱 조건인'5년 만기 A-회사채 금리+1.73%'에서 이번에 '3개월물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1.70%'로 바꿨다.

실질적으로 1%포인트 이상 금리를 낮춘 것이다.

이와 함께 포스코건설에 줬던 독점시공권을 없애고 경쟁에 붙이기로 했다.

파이낸싱 조건이 이처럼 변경되자 포스코건설은 포괄적 책임준공보증과 시행사 담보 제공을 거부하고 나섰고 국내 금융기관들은 사업성 저하 및 담보물 가치 하락 등을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당초 9월 말을 목표로 지난 5월부터 추진돼 오던 4차 파이낸싱은 한 달 이상을 넘겼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신디케이트론에 참여한 기관은 하나은행,기업은행 등으로 우리,국민,산업,삼성생명,국민연금 등 메이저 금융기관들은 모두 빠졌다.

3차까지 신디케이트론에 매번 참여하다가 이번에 빠진 은행의 담당 임원은 "사업성이라든지 담보 조건이 마음에 안 들어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디케이트론 성공을 위해 주관사인 신한은행은 이날 여신심의위원회를 열어 1조5000억원을 떠안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특히 신한은행의 경우 경쟁사인 우리,국민은행을 제치고 4차 파이낸싱을 주관하기 위해 게일사의 무리한 조건을 수용해 이번 사태의 책임자로 비난을 받고 있다.

2005년 3차 파이낸싱은 우리,국민은행이 주관했으며 모두 52개 금융기관이 참여해 1조5000억원을 성공적으로 유치한 바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