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장학금 모르는 사람도 있나요?"

이번 하반기 동부그룹 채용시험에 지원한 취업지원생 김모씨(28)는 '동부장학생'이다.

김씨는 "1년간 조건 없는 장학금을 지원해주는 기업이야말로 사람을 키워내는 기업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기업들이 장학금을 매개로 우수한 인재를 '입도선매'하는 데 주력하느라 장학금이 때로 취업약정 등의 '족쇄'가 되기도 한다는 것.장학금 지급과 함께 우수 학생을 확보하는 길을 포기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동부그룹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는 "때로는 취업약속 없는 '무조건적'인 장학사업으로 우수 인재를 공부시켜 다른 기업 좋은 일만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받지만 인재 양성에 대한 김준기 회장의 뜻에 따라 장학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사람'에 대한 욕심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틈날 때마다 "동부의 성장 에너지는 우수 인재 영입에 있다"며 "인재 양성의 최고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할 정도.그는 '여기 자신보다 훌륭한 사람을 부리다가 간 사람이 누웠노라'는 카네기의 묘비명을 자주 인용하기도 한다.

동부그룹은 매년 1000여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600명 모집에 3만3000명이 지원해 평균 5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매년 치열한 입사전쟁을 치른다.

올 11월 중순께 최종합격자를 발표하는 동부그룹은 그룹입문교육을 거쳐 '동부맨'양성작업에 들어간다.

직무수행 능력 배양,다양한 자기 계발과 해외 챌린지 프로그램 등 많은 교육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가장 큰 특징.초기 멘토 제도가 있어 선배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회사생활을 시작할 수 있다.

동부그룹의 인력 양성 브레인은 '동부인재개발원'이 담당한다.

1992년 설립한 인재개발원은 '교육품질의 혁신'과 '교육인프라 혁신''인적역량 혁신'의 3대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중장기 실행전략을 설정하고 인개개발 경영활동을 추진 중이다.

동부그룹은 사이버연수원인 동부 e캠퍼스를 설립한 데 이어 2004년부터는 기업문화 혁신을 위해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등 동부만의 교육문화 확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부그룹은 온라인 교육과 오프라인 교육의 연계를 위해 동부사이버연수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자체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동부그룹은 △변화관리와 리더 △윤리경영 △CEO마인드로 일하기 △업무혁신! 이제는 생산성이다 등의 과정을 신설해 그룹 특성에 맞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2004년 우수인력관리 실행시스템을 구축한 동부그룹은 경영자과정,간부과정,예비경영자 과정 등으로 나눠 핵심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매년 실시되는 정규 채용과는 별도로 임원 및 간부사원에 대한 공개채용도 이뤄지고 있다.

채용 분야나 인원을 사전에 정하지 않고 전 분야에 걸쳐 뛰어난 업무능력을 보유한 인재 영입이 목적이다.

각 사업분야의 전문 인력 확보를 위해 '전문 우수인재 채용'시스템도 마련했다.

해외 유수 MBA 출신의 인재나 국내외 박사 학위 취득자 등이 주된 대상이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사업구조를 미래 첨단산업 위주로 개편하기 위해서는 인재 양성이 중요한 경영과제라는 판단에서 인사관리시스템을 개혁했다"며 "앞으로 창의적인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