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일반 유리를 이용해 생산원가를 대폭 낮출 수 있는 LCD패널 제조 공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특수유리를 사용했던 기존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제조 비용의 절반가량의 비용으로 LCD패널을 만들 수 있다.

업계는 이 기술을 이용한 제품이 상용화될 경우 LCD 업계에 지각변동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31일 "최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FPD전시회에서 기존 특수유리 대신 일반 유리를 이용해 만든 19인치 모니터용 LCD패널 '소다 라임(Soda-Lime)'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현재 세계 주요업체가 생산하고 있는 LCD패널은 알칼리 성분이 없는 특수유리를 사용하고 있다.

LCD패널용 유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300도 이상의 고온공정을 거쳐야 하는데,알칼리 성분이 함유된 일반 유리를 사용할 경우 유리 표면이 고르지 않거나 색이 변질돼 TV나 모니터의 화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LCD업계가 일반 유리에 비해 훨씬 가격이 비싼 특수유리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소다 라임'은 이 같은 일반유리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공법을 사용해 개발됐다.

회사 관계자는 "300도 이하에서도 패널에 쓰일 정도의 고른 표면과 색 변질을 막을 수 있는 저온 공법을 이용했다"며 "특수유리를 사용할 때보다 제조원가는 50%가량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이 제품은 두께를 0.7나노미터 정도로 제작할 수 있어 특수유리에 비해 일반 유리로 만들면 화질이 떨어진다는 문제점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전자가 공개한 '소다 라임'은 1280X1024픽셀(p)의 해상도와 1000 대 1 이상의 명암비 등을 갖춰 기존 특수유리를 사용한 LCD패널의 화질과 견줘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현재 시제품만 개발한 단계로 제품 양산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일반유리를 사용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등을 보완해야 본격적으로 양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번 '소다 라임'이 획기적으로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가 본격 양산에 들어가면 LCD 기판유리 업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반유리를 이용한 LCD패널의 시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반유리를 이용해 해상도가 떨어지는 모니터용 패널은 만들 수 있지만,풀HD급 화질을 갖춘 TV용 패널을 양산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점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유리로 40인치 이상 고화질 TV에 적합한 화면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재가공 등 공정이 추가로 필요하다"며 "이럴 경우 원가 부담이 늘어나게 돼 기존 특수유리를 이용한 공법과 차별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