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국 교수는 대표적인 자유주의자다.

그는 한국의 자유주의를 대표하는 '한국 하이에크 소사이어티' 학회 창립을 주도했고 많은 논문과 저서를 통해 '자유주의만이 살 길'이라고 강조해 왔다.

올해 초 '자유주의의 지혜'를 출간한 데 이어 이번에는 '한국경제,자유주의에서 돌파구를 찾아라'(FKI미디어)를 펴냈다.

그는 이 책에서 우리 사회가 총체적 위기에 빠져 있기 때문에 경제 또한 저성장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며 저성장의 원인을 '좌파적 가치의 덫'에서 찾는다.

'좌파적 가치의 덫'이란 몇 년 전 그가 만들어낸 신조어다.

이것이 한국의 정치,경제,사회,사상,노동,교육,의료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있다고 그는 지적한다.

이 '덫'은 김대중ㆍ노무현 정부의 '의도적 사회주의'가 가져다 준 선물이라는 것.그는 과거의 영국과 현재의 독일,프랑스,스웨덴 등이 사회주의 정책을 채택했기 때문에 이들 국가의 경제가 실패했다면서 한국은 실패한 유럽경제를 따라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이쯤 읽다 보면 그가 책 표지에서 밝힌 '좌파의 치명적 자만을 뛰어넘어('치명적 자만(The Fatal Conceit)'은 하이에크가 88세 때 출간한 대표 저서 제목) 한국경제가 '자유주의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자유시장경제만이 살 길이다."

그는 한국경제에 대한 진단과 함께 훌륭한 처방까지도 내놓는다.

그 처방은 매우 특이하다.

그는 한국사회가 총체적인 위기에 빠진 이유를 헌법의 실패,특히 경제헌법의 실패에서 찾는다.

그래서 그가 제시한 처방은 헌법 개정이다.

'자유를 위한 헌법'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삭제해야 할 헌법조항으로 교육 받을 권리와 의무 관련 제31조,노동의 권리와 의무 관련 제32조,사회보장 관련 제34조,환경권과 주택개발정책 관련 제35조,제119조~제127조 전체 조항 등을 열거한다.

수정하고 새로 도입해야 할 헌법조항은 재산권에 대한 정부의 공권력 행사,거래와 무역 제한,조세부담의 비례세 원칙 도입,적자재정 금지,지방정부에 대한 중앙정부의 간섭 금지 등이다.

우리는 언제쯤 그가 제안한 '자유의 헌법'을 등에 업고 선진국 대열에 진입할 수 있을까.

다소 특이한 내용도 있다.

그는 박정희 정부의 수출주도형 계획개발정책이 '작은 정부 큰 시장으로의 개혁정책'이며 자유주의에 바탕을 둔 정책이라고 평가한다.

박정희 정부의 경제정책은 '사유재산권 보장,낮은 세금,낮은 정부지출' 등을 바탕으로 한 자유주의정책이며 이에 따라 기업가든 노동자든 모두가 열심히 경제활동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언젠가는 진지하게 평가되어야 할 주장이다.

432쪽,2만원.

박동운 단국대 명예교수


◆함께 읽으면 더 좋아요


'프리덤 노믹스'(존 로트 지음,진성록 옮김,부글북스,283쪽,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