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담보대출을 받아 중국펀드에 넣었습니다.

대출금리는 연 7%이고 펀드수수료가 연 2.85%이니 연간 10% 이상만 수익이 나도 이익이거든요.

베이징올림픽 전까지 10% 이상 수익은 나겠죠"

"총알(투자자금)을 마련하려고 은행에서 펀드 담보대출을 받았는데 수수료 없이 연 6.3%를 바로 대출해주네요."


중국을 중심으로 펀드수익률이 급등하면서 자금이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이 펀드를 담보로 대출받아 다시 펀드에 투자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펀드 담보대출을 받은 투자자들은 펀드 수익률이 하락할 경우 큰 손실을 볼 수 있어 신중한 자세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의 펀드 담보대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양종금증권의 경우 9월 말까지 84억원 수준이던 펀드 담보대출은 133억원으로 늘었다.

미래에셋증권도 펀드 담보대출이 지난 3월 말까지 85억원으로 미미한 수준이었지만 최근 548억원으로 늘었다.

아직은 큰 규모는 아니지만 최근 중국 투자 열풍이 불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은행들의 펀드 담보대출도 요즘 부쩍 증가하는 추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펀드 담보대출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대부분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어서 대출 잔액이 그리 많지 않았다"며 "그렇지만 최근 장기 대출이 많은 것을 보면 대출금을 펀드에 투자하는 고객도 적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실제 인터넷 재테크사이트에는 펀드를 담보로 대출받아 펀드에 재투자했다는 투자자들의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재 펀드를 판매하는 은행과 증권사는 운용기간이 1년 이상이고 총 설정규모가 200억원 이상인 공모펀드를 담보로 돈을 빌려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채권형펀드는 가입금액의 90% △채권혼합형 70% △주식혼합형 60% △주식형은 50% 한도 내에서 대출해 준다.

이자율은 회사별,기간별,고객 신용등급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략 6∼9% 정도다.

이에 비해 최근 국내 주식형펀드의 1년 수익률은 평균 60.46%,해외펀드는 65.51%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세계적인 증시 거품 논란 등을 감안하면 펀드 담보대출로 다시 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만일 담보로 맡긴 펀드 수익률이 하락해 담보비율(보통 130∼140%) 이하로 떨어질 경우에는 대출기관이 펀드를 강제로 해지해 채권을 회수할 수 있어 투자자들은 이중으로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단기적 성과를 노리고 무리하게 자금을 끌어들여 투자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